어제 미국 로스엔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벌어진 2009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김연아의 금메달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김연아는 이미 쇼트프로그램에서 76.12점을 받아 2위권 선수들인 아사아 마오와 조아니 로세트를 10점 안팎으로 앞섰기 때문에 프리스케팅에서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이 유력했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31.59점을 받아 2위권 선수들을 5점 안팎 앞서면서 국제대회 사상 최초로 200점(207.71)을 돌파하면서 완전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본 현지의 미국 교포들이나 국내의 팬들도 김연아와 2위권 선수들의 실력 차가 워낙 커서 별로 조바심을 내지 않고 볼 수 있었다.
김연아는 매대회마다 쇼트프로그램을 잘하면 프리스케이팅에서 부진했고, 쇼트프로그램을 망치면 프피스테이팅에서 만회를 하고는 했었는데, 이번에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거의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이번 김연아의 완벽우승에 앞서 한국 여성 스포츠 스타들이 2위권 선수들을 멀찌감치 떨어트려 놓고 우승을 차지한 적이 몇차례 있었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플러스 75kg급의 장미란 선수가 그랬다.
장미란은 라이벌 중국의 무솽솽 선수가 나오지 않아서 2위권 선수들과의 실력 차가 많이 벌어졌다.
장미란은 인상, 용상 합계 326kg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는데, 은메달을 차지한 우크라이나의 올가 코로브카 선수는 장미란 보다 무려 49kg이나 가벼운 277kg에 그치고 말았다.
장미랑은 인상 140kg 용상 186kg을 들었는데, 만약 인상만 두 번 들었다고 해도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정도였다.
88서울올림픽 때 한국 여자양궁은 개인전에서 금, 은, 동메달을 휩쓸었었다.
금메달을 딴 김수녕이 344점, 은메달 왕희경 332점 그리고 동메달을 획득한 윤영숙이 327점이었다.
88서울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개인전을 현장이나 텔레비전으로 지켜본 양궁 팬들은 한국선수들끼리 메달을 다투는 것을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김수녕, 왕희경, 윤영숙이 출전한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도 역시 양궁 팬들은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결승전을 볼 수 있었다.
한국 여자 양궁 팀은 단체전 결승전에서 982점을 쏴서 인도네시아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땃는데, 은메달을 차지한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무려 30점이 적은 952점에 그치고 말았다.
이 같이 2위권 선수들과의 격차가 너무 크다보면 박진감이 떨어지고, 오히려 싱겁기 까지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 선수가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렸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김연아에게 대패를 당한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2010년 2월에 벌어지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설욕을 하기 위해 앞으로 남은 11개월 동안 칼을 갈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도 2009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만족하지 말고, 모든 선수들의 궁극적인 목표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날 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