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법원의 집행유예로 법정구속 상태에서 풀려나면서 한화그룹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오너의 복귀로 그룹 차원의 장기 경영 계획과 인사 결정이 빨라질 수 있어 한화그룹주들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99%(700원) 오른 3만5,900원으로 장을 마치며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한화손해보험도 1.96% 오르며 5거래일 만에 올랐고 한화투자증권(1.37%), 한화케미칼(0.76%)도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한화그룹주들의 강세는 김 회장이 전날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5부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받으면서 경영에 복귀할 길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 한화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이라크 신도시사업과 태양광발전사업 등이 속도를 내 그룹 전체가 호흡을 맞춰 움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화건설은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비스마야 지역에서 국내 해외 건설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 규모의 주택건설사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한화케미칼은 전남 여수에서 폴리실리콘 양산으로 국내 최초로 태양광사업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한화그룹주들은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오너의 부재로 주가에 할인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라며 "김 회장이 복귀한 것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고 주가 할인을 해소할 수 있는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너가 부재한 상황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영 전략과 관련된 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이 회장이 복귀하면 그룹 차원에서 인사 결정이 빨라져 경영 효율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화그룹의 주가가 할인을 받는 국면은 벗어날 수 있지만 실제 김 회장이 경영 전반을 챙기기 전까지 주가가 큰 폭의 상승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김 회장이 경영을 떠난 지 오래됐기 때문에 그룹 현안을 챙기고 경영 전면에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한화그룹의 주가는 이 회장의 경영 복귀 후 그룹 전체의 실적이 개선될 때 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판단했다. @sed.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