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용인 새 아파트
단지마다 최고 20% 빈집… 적체 단기해소 어려울듯
용인 지역에 새 아파트가 빈집으로 쌓여가고 있다.
3일 건설업계 및 용인시 일대 중개업계에 따르면 연초 용인 신봉지구, 동천 택지지구를 비롯해 주변지역 아파트 6,000여 가구가 입주에 들어갔지만 각 단지마다 가구수의 5% 안팎에서 많게는 20% 정도까지 입주가 안돼 빈집으로 남아있다.
이 같이 새 아파트마다 빈집이 쌓이는 데다 올해 용인지역의 입주물량도 크게 늘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용인 수지지구와 맞닿은 신봉, 동천지구는 각 2,296가구, 1,629가구가 지난 1~3월 대거 입주했다. 하지만 입주 기간을 한달 여 넘긴 현재도‘불 꺼진 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봉지구 내 벽산 블루밍(246가구)은 3월 말로 입주기간을 마쳤는데 4월말 현재 16가구(6.5%)정도가 입주하지 않았다.
같은 지구 내 한일 드림빌(296가구)도 지난 2월말까지 입주기간을 넘겨 아직 빈집으로 남아있는 세대가 전체 가구수의 15%를 웃도는 40여 가구에 이른다.
같은 지구 내 한화 꿈에그린, 현대 아이파크, 효성 화운트빌 등과 인근 동천지구 내 단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봉, 동천지구의 경우 향ㆍ층에 관계없이 빈집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매물이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급등세가 1년 여 동안 주춤한 상태다. 신봉지구 내 33평형 일부는 5,000만~7,000만원정도 웃 돈을 유지하며 현재 2억5,000만~2억8,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곳 H공인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로 매수세가 크게 줄어들면서 일부 입주하지 않은 로열층도 평균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빈집들은 상당수 입주시 치러야 할 잔금 가운데 100만~200만원 정도 남겨 놓은 채 등기를 하지 않은 매물이다. 쾌적한 주거환경 등 택지지구의 이점에도 불구하고 전세수요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데다 전세보다 매매를 통해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아 등기하지 않은 빈집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곳 한빛공인 관계자는 “자금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전세를 들이느니 아예 시세보다 조금 낮게라도 새집으로 매도하려고 집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잔금 가운데 200만원 정도를 6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17만원의 연체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집주인들은 이 정도를 감수하고라도 빈집으로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용인지역의 입주물량이 대거 대기중으로 빈집 적체현상이 단기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5월 이후 연내 용인지역에 입주할 물량만 45개 단지 2만4,570가구에 달하고 있다.
용인 죽전 택지지구에서만 올해 1만800가구 정도가 입주해 공급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입력시간 : 2004-05-03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