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가폭락… 각국 대응사례/산업연구원 보고서

◎미,87년 통화 100억불 긴급 방출/영,86년 금융개혁단행/증시붕락 사전에 예방/일,구조개혁 지연따라/현 주가 87년보다 하락/멕시코,95년 금융위기/고단위 처방 신뢰 회복산업연구원(KIET)은 11일 「주가폭락에 대한 각국의 대응사례」보고서를 내고 두차례의 세계적 주가폭락사태에 대한 각국의 대응방안을 검토, 최근 국내 증시동향에 대한 정책시사점을 제시했다. ◇미국= 87년 8월이후 달러 하락과 무역·재정적자폭 확대, 금융긴축 등 악재에 증시가 휘말려 10월 19일 급기야 다우지수는 23%의 낙폭을 기록했다. 다음날 연방준비위원회(FRB)가 통화공급을 1백억달러나 늘린 것을 비롯, 당국은 달러화 안정과 경기후퇴 방지에 역점을 두고 금융완화정책을 추진했다. 게다가 주요은행의 도산, 달러화 급락, 증시붕락을 방지할 대책이 사전에 강구된 상태여서 다우지수는 폭락 다음날부터 반등, 89년 하반기엔 폭락 이전수준을 되찾고 급등세로 돌아섰다. 올 10월 27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대인 5백54.26포인트의 낙폭을 보였으나, 주가하락이 예견된 현상이었다는 점에서 조정기간은 짧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와 은행 재무구조가 10년전보다 훨씬 견실해진 것이 증시 안정에 크게 작용했다.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이번 상황이 미국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인플레 압력을 해소시킬 것』이며 『지금 상황도 궁극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됐다고 회고할 날이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가들도 이번 폭락을 과열증시 조정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 ◇영국=지난 23일 홍콩증시 폭락이후 영국 증시가 하락과 널뛰기 장세를 반복하자 투자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채권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영국의 성장률이 3%대의 견실한 성장을 보이고 실업률도 6%대에 그치는 등 실물경제여건이 튼튼하므로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폭락이 영국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다만 영국 중앙은행은 주가폭락 이후 올 4·4분기로 예정됐던 금리인상조치를 당분간 연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87년 당시에도 영국은 3∼4%대의 높은 성장세를 뒷받침으로 주가폭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게다가 86년에 이미 금융시장 개혁(빅뱅)을 단행, 시장의 자율적 기능이 강화된 상태였던 점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블랙먼데이 이후 정부는 세금 인하와 공공지출 확대를 통해 내수를 진작하고 고파운드 정책을 유지했으며, 기업차원에선 싼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한 기업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일본=87년 주가가 미국 증시와 동반하락하자 일본에선 시장붕괴를 막기 위한 긴급조치가 취해졌다. 주식담당 고위층과 대장성간 회의를 통해 증시부양 협의가 이루어졌으며, 20일엔 신용거래규제 대폭 완화, 21일엔 단기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일본은행의 2천억엔 공개시장 매입이 이루어졌다. 10년이 지난 지금 일본 주가는 미국, 영국, 홍콩과 달리 블랙먼데이 당시보다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상태. 이는 일본경제의 구조개혁 지연과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외국투자가들이 대일투자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투자가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국채에 관심을 두고 있다. ◇멕시코=94년과 95년 금융불안으로 인한 멕시코의 단기적인 주가폭락은 자본시장 개방 초기에 단기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발생한 상황이었다. 멕시코 정부는 외환시장과 증시간 악순환에서 주가폭락을 야기한 환율불안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중점을 뒀다. 멕시코 정부의 대응책은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제거 의지 표명을 통한 투자자 신뢰도 제고 ▲환율변동 자유화를 지속, 인위적 환율 억제에 따른 부작용 재발 방지 ▲외국자본 유치를 포트폴리오 투자에서 실물부문에 대한 직접투자 중심으로 전환 ▲경상적자 해소를 위한 수출증대정책 추진 ▲방만한 재정을 긴축기조로 전환 ▲부실채권 증가 억제 등으로 요약된다.<정리=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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