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적절한 음식.운동이 최고 보약

강남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B원장은 『보약은 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을 때는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건강하면서도 1년 혹은 2~3년 주기로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보약은 은행에 재형저축이나 적금을 가입하듯 특정한 성분을 체내에 축적시켜 위기상황이 생겼을 때 활용되는 것이 아니다. 신체균형과 건강은 적당한 영양소와 운동으로 유지되는 것이지 특정한 약물로 해결될 수 없다. 실예로 자동차가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양질의 연료가 적절하게 공급돼 엔진의 회전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속력을 더내기 위해 연료를 트렁크 속에 더 준비하거나 뒷자석에 실어봤자 오히려 부작용 가능성만 높일 뿐 속력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럴 경우 충돌사고나 작은 충격이라도 가해졌을 땐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부르는 요인이 된다. 건강서 「밥상이 보약이다」 저자인 한의사 김영섭씨(02-922-7799)는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면서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남성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정력이라는 것도 결국은 밥상에서 나오는 것이지 약으로 풀 수는 없다고 김씨는 말했다. 한의원이 아닌 시중에서 판매되는 「공진단」도 조심해야 한다. 공진단은 사향·녹용·당귀 등의 성분이 함유된 보약성분의 환제(丸劑) 한약. 의사의 진단과 함께 출처가 분명한 것을 선택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0살전후 어린이들에게 전문의의 진단없이 보약을 먹이는 일도 조심할 일이다. 감기를 자주 앓는 어린이에게 면역력을 키워주려고 특별한 탈도 없는데 먹인다면 부모의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함소아한의원 정현석 원장(02-563-4700)은 『5살전후 어린이의 경우 1년동안 6번정도의 감기를 앓으면서 2~5일지나 낫는 것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기에 자주 걸리면서도 15일정도 앓는다면 적절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정원장은 덧붙였다. 감기를 자주 앓되 평소 식사를 잘 하면서 잘 놀고 몇일내에 낫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유아기에 녹용을 곁들인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녹용은 조혈작용을 돕지만 지능을 높이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값이 비싼 약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기우다. 지난해 9월 소비자보호원 발표에 따르면 시중 한의원이나 대학한방병원에서 지어주는 보약중 50% 정도가 중품의 한약재를 사용하면서 가격은 22만원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보원 조사에 따르면 8개 한의원에서 조제한 보약(녹용이 첨가된 십전대보탕)은 최저 28만원에서 최고 52만원으로 20만원이상 차이가 있었다. 모대학병원에서 지은 보약을 분석한 결과 중품한약재가 52.9%, 하품이 5.9%를 차지해 보약값과 약재질과는 관계가 없었다. 간염이나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염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환자가 보약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이나 심장병·중풍을 유발할 수 있다. 스스로 「기(氣)가 허하다」, 「맥(脈)이 약하다」, 「만성피로증후군이다」 는 생각을 하면서 보약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특정질환이 없고 정밀검진상 이상이 없다면 복용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K병원 S교수는 『한약이나 양약을 불문하고 약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마음보다 더 어리석은 생각은 없을 것』이라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음식을 골고루 먹고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의 건강유지법』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영기자SANE@SED.CO.KR

관련기사



박상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