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해교전 당시 북한군의 총격으로 다리를 잃은 해군 장교가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극히 이례적으로 전역하지 않고 군인의 길을 계속 걸을 수 있게 됐다.
해군은 17일 작년 6월 서해교전 당시 함정 부장으로 전투에 참가했다가 두 다리에 중상을 입고 1년 동안 재활치료를 받아온 이희완(27) 중위를 해군사관학교 부설해양연구소 연구원으로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 중위는 지난 4월 의무조사에서 퇴역 대상인 전상 5급 판정을 받았으나 지난5일 열린 장교전역 심사위원회로부터 현역복무 적합 판정을 받아 군인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 중위가 중상에도 북한군의 공격으로 순직한 함정 정장을 대신해 승조원을 지휘해 반격을 주도한 끝에 NLL을 사수할 수 있었던 점을 높이 평가해 현역복무 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중위는 전상으로 유년 시절부터 키워온 구축함 함장의 꿈은 이룰 수 없게 됐으나 해군의 이번 배려 덕택에 앞으로 군에 남아 후배 장병들에게 소중한 전투 경험담을 들려줄 수 있게 됐다.
현역 복귀 결정을 통보받은 이 중위는 “순직한 정장과 전우들의 죽음이 헛되지않도록 하기 위해 이들의 군인정신을 널리 알리고 넋을 추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모범적인 군생활을 해나갈 것”이라며 새출발의 의지를 다졌다.
이 중위는 작년 6월29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에 대해 경고방송과 차단기동을 시도하다가 기습 선제공격을 받아 오른쪽 다리를 잃고 왼쪽 다리 뼈를 크게 다쳤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