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파장 분야별로 살펴보면/기아사태 두달

◎자금시장 극심한 동맥경화 현상/외화·환율­국내은 신용등급 “부정적” 하향/주식시장­외국인들 이미 등돌리기 시작15일로 기아그룹이 부도유예협약을 적용받은지 2개월이 된다. 또 오는 29일 기아에 대한 부도유예협약 적용기간이 만료된다. 29일까지 기아해법이 나오지 않아 기아의 부도후 법정관리 또는 은행관리로 연결될 경우 기아호는 물론 한국경제의 하강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선홍 회장 등 경영진의 사표와 노조 동의서 제출을 둘러싸고 정부 및 채권금융기관과 기아측의 감정싸움만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명분에 집착하는 정부 및 채권금융기관과 『사태를 수습한후 물러나겠다』며 「나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선홍 회장의 대립이 지속되면서 한국경제만 흔들리고 있다. 특히 기아사태로 인해 금융기관간, 그리고 금융기관과 기업간의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무너져 이의 회복에 적지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아사태 두달간의 파장을 분야별로 정리한다. ◇자금시장 경색=기아이후 자금시장에서는 자금흐름이 극심한 동맥경화현상을 보였다. 기아에 거액을 물린 금융기관들에 대해서는 콜자금공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기아에 거액의 기업어음(CP)을 할인해준 일부 종금사들로부터는 예금이 인출되기도 했다. CP의 가장 큰 매수처인 은행신탁이 CP매입을 줄인데다 자금여력이 없는 종금사들은 CP 신규할인을 거의 중단함에 따라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극심한 애로를 겪었다. 정부가 국고여유자금 5천억원을 긴급히 종금사에 지원했고 한은도 처음으로 종금사에 대해 RP매입을 통한 자금지원에 나섰으나 종금사의 자금난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자금사정지표인 하룻짜리 콜금리는 지난 7월14일 11.20%에서 이달들어 12일에는 13.50%수준까지 치솟았고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도 11.87%에서 12.35%로 뛰어올랐다. ◇외화자금난과 환율급등=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사정은 원화에 비해 한층 심각하다. 스탠더드&푸어스(S&P)사나 무디스사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들은 기아사태에 연루된 국내 은행들 뿐만 아니라 국가 신인도와 국책은행,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이같은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국내 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에 큰 타격을 주면서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신용공여한도의 대폭 축소로 이어져 외화자금난을 부채질했다. 국내 은행들의 외화자금사정 악화는 다시 종금사 등 제2금융권의 외화자금난으로 이어지면서 일부 종금사들은 외화 부도위기에 봉착했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하룻짜리 외화콜자금으로 겨우 연명하는 처지에 몰렸으며 이는 한은이 매주 실시하는 외평콜자금 입찰에서도 나타나 평소 리보에 0.5%포인트 더한 수준에서 결정되던 낙찰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했다. 일부 금융기관들은 다급한 나머지 외환시장에까지 참여, 울며겨자먹기로 높은 금리의 원화로 달러화를 매입하는 사례가 늘었다. 동남아 통화위기와 엔화약세로 꾸준히 절하압력을 받던 원화가치는 이같은 금융기관의 달러화수요와 맞물려 기아사태 당시 달러당 8백90원선에 머물렀던 환율이 최근 9백9원대까지 급등했다. ◇주식시장 침체가속=실물경제가 전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금융시장마저 불안정해짐에 따라 주식시장도 침체기조를 지속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7월14일 7백64.45포인트를 기록했으나 이달들어 13일에는 6백99.74포인트로 떨어졌다. 더구나 그동안 꾸준히 순유입되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은 한보와 진로사태 등으로 지난 4월 순유출을 기록한 이후 4개월만인 지난달에도 다시 5천만달러 순유출을 기록,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전문가들은 기아사태의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내 실물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한 주식시장은 무기력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김상석 기자> ◎「기아」 두달 일지 ▲7월15일 기아그룹 부도유예협약 적용 ▲ 16일 기아 문책성 임원인사 및 경영혁신단 출범 ▲ 19일 1차 실무대책위원회 개최 ▲ 21일 제일은 등 은행장 모임, 기아 1차 자구계획서 제출 ▲ 22일 채권단 기아 경영권 포기 요구 ▲ 29일 2차 실무대책위원회 개최, 기아 자구노력각서 제일은행에 제출 ▲ 30일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 결렬 ▲ 31일 기아특수강 현대·대우 공동경영 선언 ▲8월 1일 대표자회의 재차 결렬 ▲ 4일 1차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 개최 ▲ 5일 정부 기아관련 시나리오 작성 파문 ▲ 11일 신용평가단 파견 ▲ 12일 3차 실무대책위원회 개최 ▲ 13일 정부 제일은행에 특융지원 검토, 기아정기·기아중공업 합병 ▲ 14일 이회창 신한국당대표 기아공장 방문, 은행장 모임 ▲ 18일 자금관리단 파견 ▲ 25일 정부 금융시장 안정화대책 발표 ▲9월 4일 금통위 제일은행 특융지원 결정 ▲ 8일 한은 제일은행에 특융 1조원 지원 ▲ 25일 신용평가작업 종료(예정) ▲ 29일 부도유예협약 만료(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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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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