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에 이색적인 ‘해피바이러스 특공대’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이러스 하면 나쁜 균을 감염시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연상되지만 이 회사에서는 행복과 즐거움을 전파, 감염시키는 이로운 바이러스다.
대한전선이 지난해부터 재무구조개선 약정에 들어가면서 직원들이 의기소침해지고 회사 분위기가 침체됨에 따라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9월 도입한 것. 조직의 활력을 되살리고 일에 대한 재미를 느끼도록 해야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지난 9월 대리급 이하 젊은 사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좋다고 판단되는 5명을 해피바이러스 특공대로 선발해 자발적으로 활동하도록 했다. 직원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전파하는 유익한 바이러스인 셈이다.
이들이 두 달 동안 고안해낸 아이디어는 약 100여 개에 달한다. 이중 경영진도 긍정적으로 판단해 실제 실천에 들어간 제도는 ‘점심파트너 릴레이’, ‘해피밀(Happy Meal)’, ‘해피바이러스 아이디어 공모전’ 등 3가지다. 검토 중인 것도 ‘칭찬의 벽’, ‘체온나눔 Free Hug’, ‘블루오션데이’, ‘웃음리더십교육’ 등 10여 개가 넘는다.
점심파트너 릴레이는 일반 직원이 타 부서의 간부 직원을 점심 파트너로, 그리고 다시 그 간부 직원이 다른 부서의 일반 직원을 지명하여 매주 수요일 점심을 함께하는 것으로, 타 부서에 대한 이해ㆍ협조와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9주에 걸쳐 총 73개조가 점심을 함께 했다. 지난달 전략기획2실 최의준 차장을 점심파트너로 지목해 점심을 함께 한 기획실 김유미 사원은 “같은 층에 근무하면서 매일 얼굴은 보지만 개인적인 대화를 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식사를 통해 평소에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어 직장 선배가 아닌 인생 선배를 얻은 기분이다”고 즐거워했다. 또 수출입지원팀 조근행 과장과 점심을 한 티이씨리딩스의 김승덕 사원은 “처음에는 업무와 관련된 얘기를 하다가 가족, 취미 등 개인적인 관심사는 물론 조 과장의 최근 고민인 탈모와 다이어트에 대한 정보도 나누며 친해지게 됐다”며 “타부서 사람들과 자연스런 교류로 회사생활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피밀은 매주 월요일 아침에 임원, 팀장이 복도에 서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간단한 아침 식사를 전달하며 격려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11회에 걸쳐 실시했는데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 이에 따라 대한전선은 당초 두 달간만 운영하려고 했던 특공대 활동을 성과가 좋아 지난 11월부터 새로 특공대 2기 5명을 구성하여 활동에 들어갔다. 해피바이러스 특공대로 활동하고 있는 인력실 정융 사원은 “회사가 비록 일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해피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모두가 신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되어 어려운 상황을 타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