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U, 한국 조선업 WTO제소 임박

유럽연합(EU)의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임박했다.EU 집행위원회는 8일 주례 집행위원 회의를 열어 한국 조선업계를 정부 보조금지급에 관한 불공정무역 혐의로 WTO에 제소토록 EU 이사회에 권고키로 결정했다. 집행위는 "과도기간중에 한국과 원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다음달 30일까지 한국 조선업계를 WTO에 제소토록 오는 14, 15일 열리는 이사회에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한국정부가 조선업계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EU 조선업계의 주장에 대해 집행위가 수개월에 걸쳐 무역장벽규정(TBR) 조사를 실시한 끝에 나온 것이다. 또 EU 이사회가 집행위의 이같은 권고를 기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 다음달말까지 한국과 EU가 협의에 의한 분쟁타결에 이르지 않는 한 집행위의 권고대로 한국조선업계에 대한 EU의 WTO 제소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한국과 EU는 근래에 없었던 최대의 통상분쟁을 겪게 될 가능성이 커졌으며 이는 그동안 원만하게 진행돼왔던 양측 통상관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와함께 WTO 심사결과 한국 조선업계가 패소할 경우 EU의 대규모 보복 및 제재조치가 우려된다. 법률전문가들은 EU가 제기하고 있는 보조금 지급 문제가 WTO 규정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어느쪽이 승소할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으며 구체적으로 심사가 진행돼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곧 한국 조선업계의 패소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음을 뜻한다. 또 한국 조선업계가 패소할 경우 지난 97년 금융위기 때 기업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됐던 기업 채무조정 전반이 국제통상관계에서 문제시될 수 있음을 의미하게 된다. 즉 이른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에 채권금융기관들이 행한 기업채무조정이정부의 기업에 대한 부당한 보조금 지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정날 경우 한국은 무역 상대방으로부터 유사한 제소를 당할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과 EU가 WTO 분쟁해결 절차를 통하지 않고 양자 협의를 통해 조선마찰을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조선업계는 보조금 지급이나 저가 덤핑 수주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EU 조선업계는 한국업계의 덤핑수주를 전제로 이를 막기 위한 선박건조 원가공개를 요구하는 등 양측 입장이 워낙 팽팽해 해결책이 찾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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