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강북의 심장이 뛴다] <5·끝> 좌담회

"강남집중 주요시설·기관 강북 분산해야" <br>뉴타운별 특성 살려 용적률 차등화 필요<br>환승역 중심 고밀도 복합단지도 조성을


[강북의 심장이 뛴다] 좌담회 "강남집중 주요시설·기관 강북 분산해야" 뉴타운별 특성 살려 용적률 차등화 필요환승역 중심 고밀도 복합단지도 조성을 정리=김문섭 기자 lufe@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서울의 강남ㆍ북 균형발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북 개발에 대한 전폭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강북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맡을 도심의 관광ㆍ역사 자원을 활성화시키고 강남에 집중된 기반시설과 주요기관을 강북으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24일부터 게재한 기획시리즈 '강북의 심장이 뛴다'를 마무리하면서 마련한 좌담회에 김중겸 현대건설 부사장(주택영업본부장), 박환용 경원대 교수(한국주택학회장), 이종상 서울시 균형발전추진본부장이 참석,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사회=민선4기 서울시장으로 오세훈 시장이 취임했다. 우선 서울시의 강북개발 청사진부터 들었으면 한다. ◇이종상 본부장=서울이 갖고 있는 도시문제는 일반적으로 주택ㆍ환경ㆍ교통 문제를 말한다. 하지만 가장 큰 현실적 문제는 강남ㆍ북 불균형이다. 그 수단으로 나온 것이 뉴타운 사업과 강북 부활 프로젝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환경의 질, 다시 말해 강북의 평균 거주면적과 우리가 감각적으로 느끼는 아파트 가격이다. 이를 위해 오세훈 시장은 기존 뉴타운 25개에 20~25개를 추가해 생활권 단위로 개발하기로 했다. 강북 도심 부활 프로젝트는 동서로 복원된 청계천을 중심으로 남북 축 4개를 만들자는 것이다. 강남ㆍ북의 균형을 잡으려면 핵이 되는 강북 도심이 옛날 기능을 찾아야 한다. ◇김중겸 부사장=정확한 진단이다. 이제 강북에도 똑같이 특혜를 줘야 한다. 모든 게 강남에 집중돼 있다. 큰 아파트 단지에 비유해보면 몇 개 단지가 인기를 끈다. 어느 단지는 커뮤니티 시설이 좋고, 학교가 있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그러면 가격이 올라간다. 어느 단지는 그게 없거나 멀어서 가격이 하락한다. 지역균형발전이라고 해서 공기업을 지방으로 분산하는데 강남과 강북도 그런 분산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제일 똑똑한 사람은 소비자다. 그 사람들한테 결국은 투자가치가 있도록 해줘야 한다. ◇박환용 교수='강북의 심장이 뛴다'고 타이틀을 붙인 것에 대해 아주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키워드는 도시 재생이다. 낙후되고 성장이 성숙된 지역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게 서울시내 주위에 신도시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메리트가 훨씬 크고 여건도 무르익었다. 도심개발의 경우 많은 이들이 청계천의 역사성 복원, 생태 복원 얘기하는데 그보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의미가 더 크다고 본다. 뉴타운 사업은 주거환경 증진이 목표다. 그 지역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제가 있고 생활환경 좋아야 한다. 2년 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내 25개 구 전체를 봐도 뉴타운 유형은 3개로 나뉜다. 노후, 밀집, 사회적 약자 등 지역 특성이 다 다르다. 구별로도 다르다. 설사 그것이 정부 또는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라도 사안에 따라 다른 진단이 들어가야 한다. 처음 시작했던 뉴타운 사업은 방향을 좀 바꿀 때가 됐다. 좋은 시작을 했지만 사업지구 특성을 조금 더 분석해서 특성에 맞는 사업을 진행했으면 한다. ◇사회=일각에서는 50개 뉴타운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예산도 많이 필요하고 주민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 집값 상승과 투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 본부장=뉴타운 사업이 지금까지는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속도감이 떨어질 것이다. 사업시행인가에 들어가는 단계부터는 개인의 이해관계에 부닥친다. 행정주도에서 민간주도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사업을 너무 민간에만 맡기면 지지부진해서 안되기 때문에 활성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전략지구라고 해서 핵을 심어주면 그 핵을 중심으로 진도가 나가는 식으로 말이다. 공공성 있고 특별한 이유가 있는 지역은 공공투자를 해주며 촉진책을 쓸 계획이다. ◇박 교수=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도촉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업 절차적 측면이 간과된 측면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주민 의사반영이 빠진 것이다. 재건축처럼 한 단지만 하면 문제가 별로 없다. 하지만 사업지구가 서로 물려 있으면 도로를 낸다는 게 힘들다. 이해관계가 정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도촉법은 지구지정을 하면서 주민동의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 비용을 지불하는 건 재산권을 가진 주민인데 주민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전체 뉴타운 지구의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한다. 공공 인프라 지원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항은 주민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김 부사장=우리는 사업 개념으로 접근하는데 각 뉴타운 사업지 별로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똑 같은 법규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어떤 곳은 되지만 어떤 곳은 안된다. 예를 들어 은평구 구릉지는 용적률 160%라서 평지(190%, 210%)만 못하다. 학술적으로 봐서는 구릉지가 있기 때문에 경관 등 고도제한 문제로 용적률이 낮아야 한다. 그러나 사업의 개념으로 보면 경사가 가파르고 지반이 돌이라 공사비가 많이 드는데 용적률은 오히려 더 적다. 분양을 해서 얻는 수입이라는 게 감보율과 용적률로 좌지우지된다. 강북처럼 대지 1만평 중 2,000평을 기부채납하고 용적률 160%를 적용받는 데가 있다. 반면 강남은 저밀도인데 지구에 기반시설 다 돼 있어서 감보도 거의 없고 용적률은 250~270%를 적용받는다. 정책에서부터 균형이 안 맞는다. ◇박 교수=저도 시장주의자이지만 김 부사장과 생각이 다르다. 경관은 강북의 유일한 강점이다. 강북 뉴타운을 활성화하려면 그건 살려줘야 한다. 기반시설 확보에 있어서는 시민단체 반대로 인해 외곽순환도로 개통이 모두 안됐지만 그것만 제대로 되면 강북 뒤쪽 개발이 쉽고 값도 오를 것이다. 또 강북에는 지역중심이란 게 별로 없다. 청계천 주변을 개발하면 옛날 서울시가 누렸던 영화가 재현되면서 강북 사람들이 70ㆍ80년대 미도파ㆍ신세계ㆍ롯데백화점에 때만 되면 몰려와 놀던 것처럼 지역 활성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본부장=기반시설은 결국 도로 얘기인데 강북은 도로 접근성이 안 좋다. 외곽순환로가 완전 개통되면 상당히 좋아질 것이다. 강남ㆍ북을 균형발전 하려면 결국 정책 혜택을 차별화할 수밖에 없다. 정책혜택에는 종류가 여러 가지 있지만 공공투자를 강북에 많이 하는 것을 하나의 차별화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집값이 크게 차이 나서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은 국민통합의 문제다. 과감한 차별화 정책을 써야 한다. 30년 전 강남 개발 때 차별화했듯이 말이다. 그 차별화를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 뉴타운이다. 개발조건이 일반지역보다 완화돼 있다. ◇사회=강북이 부활하려면 상권이 발전해야 한다. 요즘 도심 복합개발이 많이 추진되고 있는데 전망이 어떤가. ◇이 본부장=지식기반 경제에서는 상권의 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는 각종 상업시설이 공급초과 상태다. 시대흐름에 맞고 외국에 내다팔 수 있는 상품, 즉 문화ㆍ역사와 결합된 상권을 형성해야 한다. 다행히 서울 소재 대학이 대부분 강북에 포진해 있다. 상권도 교육ㆍ문화와 연결시켜 지식경제 기반을 갖춰야 한다. ◇김 부사장=요즘 소비자는 '원스톱 서비스'를 원한다. 그런데 각종 법규에서는 복합 개발을 하더라도 블록별로 산업ㆍ업무시설 등의 용도 비율을 정해놓고 있어 사업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냥 지나다니는 길에 건물을 지어놓고 운동ㆍ업무ㆍ상업시설을 갖춰놓은들 누가 이용하겠는가. 광역 상권과 같은 형태로 묶어 원스톱 서비스 시설을 효율적으로 갖출 수 있게 재정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본부장=원스톱 서비스는 시대변화에 맞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동네 상권이 무너지는 것도 이런 변화에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교수=강북 부활을 위해서는 청계천 주변 지역부터 활성화해야 한다. 민간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5~10년 이상 지속될 개발의 큰 밑그림과 상세계획을 확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샌안토니오의 '리버워크'는 청계천과 흡사한 특징을 갖고 있다. 꾸불꾸불한 하천을 복원해 그 주변이 모두 관광자원이 됐다. 6개 지구로 나뉘어 지구별로 역사, 컨벤션 등의 특징을 갖췄다. 샌안토니오처럼 지구별로 건축ㆍ높이 제한 등이 상세히 정해지면 민간이 사업에 투자하기가 쉽다. 또 현재 주거ㆍ상업 등으로만 나뉜 용도지역에 '복합용도'를 추가해야 한다. 미국 새크라멘토에 이런 예가 있다. 복합용도가 허용되면 민간이 구체적으로 개발계획안을 제시할 수 있다. ◇이 본부장=복합용도 역시 시대요구에 맞다고 본다. 다만 기존 도심부 발전계획에 높이 규정이 상당히 세밀하게 돼 있는데 더 상세하게 규정해놓으면 그 자체로 규제가 될 수 있다. 민간에서 높이 제한 등에 대한 요구가 어느 정도인지를 좀더 검토해보겠다. ◇김 부사장=아직도 지상과 지하가 서로 연계되지 않아 도로가 있으면 사업지가 분리되는 등 복합ㆍ입체개발의 걸림돌이 있다. 또 용적률과 높이를 제한하는 이중규제 역시 밀도 규제로 단일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 짓는 건물도 100년 후에는 역사ㆍ문화유산이 될 텐데 이중규제 상태에서는 획일적 건물밖에 못 짓는다. 우리가 해외에서 첨단건물을 많이 짓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 보고 많이 놀란다. 현대건설이 해외에 짓는 유명한 건물들을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데 어디서 건축기술을 배웠느냐는 것이다. 건설업체들이 자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이중규제를 풀어야 한다. ◇이 본부장=개인적으로는 밀도규제로 단일화하고 4대문 안 규제도 없애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4대문 안 높이제한은 지난 2004년 사회적 공론과 합의를 거쳐 정한 것이어서 틀을 바꿀 수가 없다. 그 틀을 전제로 도심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도심 활성화에는 지하철 역세권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4대문 안에는 지하철 9개 노선 중 6개가 통과하고 환승역만 10개가 있다. 환승역 중심의 역세권 고밀도 복합개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김 부사장=일본에서는 도심 백화점의 주차장이 매우 좁고 주차비도 비싸다. 우리는 거꾸로 주차장을 많이 지어 승용차 수요를 유발하고 있다. ◇박 교수=주차장을 줄이려면 먼저 선진국처럼 불법주차를 확실히 근절시켜야 한다. 오 시장이 제안한 도심 통과 부담금도 원칙적으로 찬성이다. > 입력시간 : 2006/07/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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