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국민 약속 지키고 예산 나눠먹기 피해야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여야가 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상정하고 대정부 정책질의에 들어갔다. 특검 문제로 얼어붙었던 정국을 늦게나마 대화로 풀어낸 새누리당과 민주당 지도부에 박수를 보낸다. 갈 길이 험난하지만 예산안과 부수법안,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제도개선안을 연내 입법화하겠다는 합의문을 차질없이 이행하기 바란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빠듯한 만큼 속도를 바짝 내야 한다. 그렇다고 예산안을 건성건성 심의하거나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해 선심성 지역예산을 나눠먹기식으로 끼워넣어서는 곤란하다. 공약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무리하게 편성했거나 거품이 낀 예산도 걸러내야 한다. 공약후퇴 논란에 재정부담을 박근혜 대통령 임기 중 4조원, 차기 정부에서 9조원 늘린 기초연금이 그 예다. 표만 의식해 퍼주기 경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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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민생법안 처리도 화급을 다툰다. 여야는 오는 10일이면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가건만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부동산경기·외국인투자 등을 활성화할 100여건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11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는 밤을 새워서라도 밀린 숙제를 하는 투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합의문 실행과정은 가시밭길을 예고한다. 여야는 4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과 국내 파트 폐지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합의문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입씨름을 벌였다. 여야동수로 구성되는 국정원개혁특위가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양당 간 합의문이 국민에 대한 약속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적 견해차이를 이유로 깰 수 있는 사안이 결코 아니다. 한발씩 양보해 합의문을 도출한 타협과 상생의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야가 대국민 약속마저 지키지 못한다면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고 세비반납 등을 요구하는 여론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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