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프랜차이즈 브랜드 ‘스무디킹’의 한국법인인 스무디즈코리아가 미국 본사를 인수했다.
스무디즈코리아는 9일 영국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 계열의 사모펀드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80억원을 투자 받아 5,000만 달러(한화 약 570억원)에 미국 본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해외업체의 한국 법인이 외국 본사를 사들인 사례로는 패션업계에서 2005년 성주그룹이 독일 브랜드 MCM, 2007년 휠라코리아가 이탈리아 휠라, 외식업계에서 2010년 MPK그룹이 일본 미스터피자 본사를 인수한 적 있지만 음료업계에서는 스무디즈코리아가 처음이다.
1973년 ‘스무디’(과일ㆍ주스에 우유나 아이스크림을 넣어 만든 음료)’라는 음료 이름을 세계 최초로 만들며 스무디킹을 창업한 스티브 쿠노 최고경영자(CEO)는 후계자를 찾던 중 김성완(40ㆍ사진) 스무디즈코리아 대표의 브랜드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회사를 넘겼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매출 450억원, 현재 매장수 140개인 스무디즈코리아가 글로벌 매출 2,500억원, 전세계 700여개 매장의 스무디킹 본사를 집어삼킬 수 있었던 데에는 국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김 대표의 공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와 스무디킹의 인연은 1990년대 미국 유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효조 경인전자 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 대표는 국내에서 고교(구정고)를 졸업한 후 미국에서 MBA(UC어바인)를 공부할 때 혼자 살며 식사대용으로 웰빙 음료인 스무디킹을 마시곤 했다. 귀국 후 아버지 회사로 들어온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웰빙 열풍이 불자 스무디킹을 떠올리면서 웰빙 트렌드 확산과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2003년 경인전자 계열사인 경인정밀이 44.9%를 출자하고 김 대표가 16.4%의 지분을 보유해 스무디즈코리아를 설립했다. 1호점으로 문을 연 스무디킹 명동점은 3년만인 2006년 전세계 매장 중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강남, 명동 등 주요 상권에 출점해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에 힘입어 2008년에는 스무디즈코리아 매출이 모기업인 경인전자를 뛰어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서울영등포 타임스퀘어점이 전세계 스무디킹 매장 중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스무디킹의 글로벌 CEO가 된 김 대표는 앞으로 아시아 출신의 강점을 무기로 거대 시장인 중국·싱가포르 진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국 남부 지역 위주에서 벌이던 사업을 동부와 서부지역으로 확대해 2017년까지 매장 수를 1,500개로 늘리고 글로벌 1등 건강음료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김 대표는 “이번 인수합병을 계기로 글로벌 마케팅을 가속화해 대한민국 외식업계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