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위험 저수익' 글로벌 악재서 최대강점으로 부상
연초후 평균 수익률 3.50%…6 .04% 수익 상품도
포트폴리오 구성때 꼭 편입 '안전판'으로 활용을 유럽의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이며 투자자들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우리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며 전반적으로 '레벨 다운'(수준 하락)되면서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고 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사는 A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올해 초 국내 증시가 치솟자 쌈짓돈을 주식형 펀드와 몇몇 종목에 담아둔 게 화근이 돼 결국 투자한 지 5개월 만에 원금의 20% 손실만 봤다. 원금 복구를 위해 이리 저리 다른 대안을 찾았지만 은행, 부동산 등 어느곳에서도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는 "은행에 저축하려고 했지만 예금 금리가 너무 낮아 포기했고 바닥을 알수 없도록 추락하고 있는 부동산도 겁이나 선뜻 투자처를 옮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우 당장의 원금회복보다는 시장 불안기를 안정적으로 넘긴 뒤 후일을 도모하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이같은 시기의 투자대안이 채권형펀드다. 크지는 않지만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데다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Low Risk Low Return)이란 채권의 특성상 투자해 손실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요즘 같은 시기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증시 불안기에 손실 만회를 위한 안전장치로 꼽히는 채권형 펀드, 현 상황과 특성, 올바른 투자방법에 대해 짚어봤다. 채권형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수익은 작더라도 위험도 작다'(Low Risk Low Return)라는 점이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이 아닌 안정성이 뛰어난 국공채 등 채권에 투자해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증권업계 내에서는 일명 투자 안전판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이는 상황에서 플러스(+) 수익률이라는 점으로 어느 때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한 때 천덕꾸러기로 취급 받으며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채권형 펀드가 증시 폭락장에서 나홀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화려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이은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받아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채권형 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50%로 17.50%의 손실을 기록한 주식형 펀드를 크게 앞서고 있다. 주식과 채권에 골고루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5.16%)는 물론 머니마켓펀드(MMF, 2.30%)를 수익률 면에서 월등히 추월했으며 올해 들어 손실만 기록한 해외주식형 펀드(-27.87%)와 해외혼합형(-17.25%)과도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펀드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MMF와 함께 올해 들어 당당하게 플러스 수익을 나타낸 상품이다. 개별 상품 가운데서도 주식형 펀드나 은행금리를 앞선 채권형 펀드를 찾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 해 19일 설정된 PCA물가따라잡기증권자투자신탁A-1[채권]Class A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04%에 이른다. 시중 은행 금리가 4%대인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다. 미래에셋엄브렐러증권전환형투자신탁(채권)C-i도 마찬가지로 연 초 이후 수익률이 5.92%에 달한다. 또 1년이나 2년간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각각 4.74%, 14.72%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삼성ABF Korea인덱스증권투자신탁[채권](A)(4.89%)와 미래에셋개인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1(채권)(4.74%)와 미래에셋솔로몬장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1(채권)종류C-2(4.70%)(4.70%), 한국투자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1(국공채)(4.42%) 등도 올해 들어 4% 중ㆍ후반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이들 펀드의 투자 뒤 2년간의 수익률도 대부분 10%를 웃도는 등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다. 이외에도 국공채나 일반채권 등에 자금을 쏟은 대부분의 채권형 펀드들이 3~4%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는 주식 직접 투자나 주식형펀드보다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국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일 경우, 채권형펀드는 주식 직접투자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다"며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공채에 투자하는 채권형펀드의 투자 주체는 대부분이 기관"이라며 "이들도 채권형 펀드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외부 악재에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점에 배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급등장에서 약점으로 부각됐던 저(抵)위험 저(抵)수익이라는 부분이 글로벌 악재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자 오히려 최대 강점으로 부상한 셈.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증시가 치솟으면 분위기에 휩쓸려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일명 '몰빵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자금을 채권형 펀드에 분산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리먼 사태와 유럽발 재정 위기 등 지난 5년간 여러 악재로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렸던 만큼 채권형 펀드라는 보험을 들어 혹시 모를 손실 위험에 대비하라는 것. 즉 증시가 치솟더라도 투자 비중을 주식 직접투자와 주식형 펀드, 채권형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고루 투자해 언제 들이칠지 모를 국내외 한파에 미리 대처할 수 있는 보험에 들어놓으라는 얘기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 침체 우려가 부각될 때 채권은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투자 1순위로 꼽히는 이유는 주식 직접 투자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개인 투자자들도 처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시 채권펀드 등의 안정성 자산을 투자 부문으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투자 포트폴리오에 채권펀드 등을 편입하는 것은 앞으로 혹시 모를 투자 위험 증가에 안전판 구실을 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분산투자의 첫 번째 목적이 손실 위험을 줄이는 점이라는 측면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