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전기저항이 적어 태블릿PC는 물론 TV 등 대형 터치패널에 적합한 (투명전극 소재인) 메탈 메시(Metal Mesh)와 센서를 업계 최초로 개발, 글로벌 메이저 업체와 공급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신기술을 적용한 터치패널로 또 한 번의 도약을 기대한다." 터치패널 제조업체인 이엘케이의 신동혁(53ㆍ사진)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저항을 기존의 100분의 1로 줄여 터치감을 극대화하고 제품을 경량화할 수 있는 메탈 메시센서를 적용한 터치패널 개발로 대만 TPK 등 글로벌 터치패널 업체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의 터치패널은 터치 신호가 스마트폰 등에 전달되도록 유리에 ITO(산화인듐주석)를 코팅, 전류가 흐를 수 있는 투명 도전막(導電膜)을 만들거나 ITO 필름을 부착하는데 비싸고 터치감이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신 대표는 "터치패널의 대형화ㆍ경량화, 높은 해상도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저저항, 우수한 광(光)특성, 높은 수율 구현이 가능한 메탈 메시 터치패널 생산라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엘케이는 1999년 휴대전화 키패드 광원인 무기EL 제조업체로 출발했으며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 터치패널 단말기가 널리 보급될 것으로 보고 2006년부터 관련 사업을 준비했다. 이같은 선견지명은 적중해 폭발적인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에 정전용량 방식의 ITO 터치패널 채택률과 패널 대형화 추세에 힘입어 2008년 35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386억원으로 2년만에 581% 증가했고 올해에는 3,6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존의 주요 거래처인 LG전자와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증가도 양사 터치패널의 50%ㆍ70%를 공급하는 이엘케이의 실적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에 불과했던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올 1분기 4% 수준으로 높아졌다. 신 대표는 "지난해 이엘케이 전체 매출의 13%에 불과했던 LG전자향 스마트폰부문 비중이 올해 40%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원 시리즈 및 신규 모델 '피칸' 등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LG전자향 스마트폰용 터치패널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엘케이가 터치패널을 독점공급하는 LG 옵티머스패드의 국내 출시가 지연되고 있지만 하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옵티머스패드2와 모토로라 줌2(가칭)용 터치패널 수주 가능성이 높아 태블릿PC용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처 다변화도 실적 상승 기대감을 높여준다. 이엘케이는 LG전자ㆍ모토로라 등 세계적 기업에 수년간 안정적으로 터치패널을 공급한데 이어 소니, 소니에릭슨, 북미 복합기 시장의 선두 기업인 렉스마크, 전자제품 주문자개발생산(ODM) 업체로 나스닥 상장사인 플렉스트로닉스 등과도 신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엘케이의 터치패널은 사진 현상이나 반도체 제조공정과 유사한 포토(Photo) 방식의 터치센서 회로 인쇄와 좁은 디스플레이 테두리(내로 베젤) 구현이 가능한 그라비어 인쇄도 가능케 한다. 신 대표는 "이엘케이의 현 생산 캐퍼는 4인치 기준 월 1,000만개며, 그 중 월 700만개가 지난해 350억원을 선(先)투자해 증설된 포토 방식의 생산설비다. 기존 월 300만개의 스크린 프린팅 생산설비와 함께 경쟁사 대비 민감도가 높은 터치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엘케이가 터치센서부터 본딩 및 조립, 강화유리까지 일원화된 생산공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엘케이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이엘케이는 최근 대전 신탄진 부근에 공장과 대지를 매입, 글라스사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신 대표는 "글라스사업부문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5% 가량인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향후 별도법인으로 독립시켜 오는 2014년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가진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