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생명 주가 시련 길어지네"

금융주 전반적 부진·기관 외면에 다시 공모가 밑돌아



삼성생명이 다시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주의 전반적인 부진에다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가의 외면으로 주가 모멘텀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당초 공모주관사 계열사들의 이달 초 매수제한이 풀리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ㆍ삼성자산운용 등 7개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삼성생명 주식을 살 수 있게 되면 수급불균형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들이 편입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이달 초 공모가를 돌파하며 '반짝' 살아나는 듯했던 주가는 다시 기력을 잃었다.

매수제한이 풀린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투신권의 삼성생명 누적 순매수 규모는 232억원에 불과하다. 삼성생명에 대한 매수제한 해제(8월9일)와 코스피200 등 6개 지수 특례편입(9월10일)에 따라 3,809억원 규모의 매수 수요가 예상됐지만 현재로서는 당초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는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 수준이 높게 책정됐다는 점도 있지만 금융주의 전반적인 부진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둔화세로 접어든데다 건설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과 얽히면서 보험뿐 아니라 은행을 포함한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장세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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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경기부양책의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다 보니 경기사이클과 함께 움직이는 삼성생명뿐 아니라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상 시기까지 늦춰지면서 보험주의 투자 메리트는 더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수급 측면에서 보면 국내 증시의 양대 매수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과 연기금이 삼성생명을 외면하고 있는 것도 주가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은 자체 운용기금은 물론 외부 위탁기금으로도 삼성생명 주식을 편입하지 말 것을 전달했다. 실제 연기금의 경우 이달 들어 8,41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을 정도로 적극적인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가총액 6위인 삼성생명 주식은 늘리지 않고 있다.

외국인도 삼성생명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AIG가 매각에 실패한 아메리칸인터내셔널어슈어런스(AIA)를 올 하반기 중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생명의 투자 비교 대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AIA는 공모 규모만 120억~150억원으로 홍콩 역대 IPO 규모 중 10위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1ㆍ4분기(4~6월)에 6,1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좋은데다 다음달 10일 코스피200 등 인덱스 편입을 앞두고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시가총액 6위 규모의 삼성생명을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덱스펀드의 경우 추적오차(tracking error)를 줄이기 위해 어느 정도의 삼성생명 편입이 불가피하다"며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질 경우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면서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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