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익률 회복에 웃고… 환매에 울고

연초이후 50% 안팎 수익률로 작년 손실분 만회<br>대규모 환매로 11兆 유출… "내년 하반기나 호전"




'수익률에 웃고, 끊임없이 빠져나가는 돈에 울고.' 올해 주식형펀드시장은 지난해 '반토막'으로 전락했던 신세에서 벗어나 상당히 높은 수익률을 올린 덕분에 체면은 지켰다. 하지만 수익률이 서서히 회복되는 것과 동시에 펀드에서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자 투신사들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국내ㆍ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 회복=25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지난 23일 기준)은 49.66%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해 투자 손실분을 상당 부분 만회한 셈이다. 특히 올 한해 국내 증시가 대형주 중심의 장세를 연출하자 대형 성장주를 많이 편입한 펀드가 가치주 펀드에 비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 대형 성장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4.81%로 중소형 가치주 펀드(48.21%)보다 높았다. 해외주식형 펀드도 괄목할 만한 수익률을 올렸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53.21%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각각 112.11%, 108.49%로 단연 돋보이는 성적을 거뒀다. 이밖에 글로벌이머징(70.76%), 브릭스(63.72%), 인도(79.70%), 중남미(79.61%), 신흥유럽(65.45%) 등 이머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놀랄 만한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펀드(29.18%), 북미(18.20%), 유럽(18.45%) 등 선진국 펀드의 성과는 부진했다. 특히 일본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1.54%)이 해외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 투자자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펀드 연구원은 "올해는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 선행지수의 상승 ▦미국 금융시스템 안정화 ▦달러자금의 미국 시장 이탈 ▦글로벌 외환시장 안정 등으로 대부분의 투자자산 가격이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2009년 자산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극복한 해로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환매에 '울상'=이처럼 펀드 수익률은 회복됐지만 자산운용사들은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수익률이 회복되자 투자자들의 환매 신청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연초 이후 현재(23일 기준)까지 8조1,228억원,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3조550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특히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내년부터 시세차익에 대한 비과세 혜택 조항이 없어지면서 환매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는 모습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경우 아직도 주가가 오르면 환매에 나설 수요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오는 2010년 초반까지 자금 흐름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주식형 펀드 역시 글로벌 경제회복에 대한 신뢰 회복이 가시화될 내년 후반기에나 투자심리가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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