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한국여자골프 따끔한 올림픽 예방주사

LPGA 인터내셔널 크라운

역전 우승 불발… 日과 공동 3위

'국가대표'의 중압감 미리 경험

초대 챔프엔 막판 4승 스페인

김인경이 28일(한국시간) 인터내셔널 크라운 최종일 경기에서 신중하게 퍼트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부담감의 강도가 달랐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여자골프가 2년 뒤 올림픽을 앞두고 '멘털(심리) 예방주사'를 확실히 맞았다. 한국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8개 참가국 중 3위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미국 메릴랜드주 오윙스밀스의 케이브스밸리GC(파71·6,62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싱글 매치플레이 경기. 전날 조별리그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미국에 극적인 승리를 거둔 한국은 이날 내친김에 역전 우승까지 기대했다. 5개국이 겨루는 결승에 최하위로 진출했지만 세계랭킹 3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를 비롯한 막강 라인업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었기 때문.


하지만 최나연(27·SK텔레콤)이 무명에 가까운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에게 8홀 차 완패를 당하면서 우승 목표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박인비가 캐럴라인 헤드월(스웨덴)을 4홀 차로 완파했으나 김인경(26·하나금융그룹)이 폰아농 펫람(태국)에게 1홀 차로 지면서 역전 희망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졌다. 마지막 주자인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 요코미네 사쿠라(일본)에게 극적인 1홀 차 승리를 거둬 더 이상의 순위 하락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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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사흘간 3승3패를 거둔 한국은 이날 2승2패로 승점 4를 보태 3위(최종합계 승점 10)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4전 전승을 거둔 스페인이 최종 승점 15로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어 스웨덴이 2위(11점)를 차지했고 전날까지 선두였던 일본이 1승(2점)을 추가하는 데 그쳐 한국과 같은 승점 10을 기록했다.

한국이 최강의 위상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108년 만에 복귀하는 오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골프 종목 금메달 전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소득도 있었다. 올림픽은 일대일 맞대결을 펼치는 매치플레이 방식의 이번 대회와 달리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순위를 가리는 개인전으로 치러진다. 스트로크 방식에 강한 한국 선수들은 국가대표로서 짊어져야 하는 중압감을 이번에 미리 경험했다. 맹활약을 펼친 유소연은 "개인전보다 더 큰 압박감을 안고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최나연은 "팀으로서 나라를 위해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니까 부담이 되는 면이 있었다. 만일 올림픽에 나가게 된다면 이번 대회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돌아봤다.

우승팀 스페인의 경우 아사하라 무뇨스의 세계랭킹이 20위로 가장 높을 정도로 객관적 전력이 약했던 만큼 '잃을 게 없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실력의 평준화 속에 방심은 금물이라는 교훈도 얻었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박인비만이 1승을 올리는 부진을 겪은 한국 선수들은 올해 8월8일 개막하는 마이어 클래식에서 본격적인 승수 쌓기에 도전한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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