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유가·AI확산 따른 새 풍속도

■ 찜질방등 휴·폐업 속출
유사휘발유 원료인 폐식용유도 품귀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서자 급기야 찜질방ㆍ목욕탕들의 휴ㆍ폐업 사태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또 유사휘발유와 유사경유 등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급증하면서 이들 유사휘발유의 원료로 이용되는 폐식용유까지 품귀현상을 빚는 등 고유가에 따른 각종 사회적 파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울산시 남구 무거동의 A사우나는 기름값 폭등을 견디다 못해 지난 22일부터 ‘유가 인상으로 6월부터 찜질방 영업을 일시 중단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휴업에 들어갔다. 이 업소의 한 관계자는 “찜질방 운영에 필요한 기름값이 매달 100만원 이상 추가로 드는데다 때이른 더위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손님마저 줄어 영업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하고 휴업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울산 지역에는 이처럼 휴업에 들어간 목욕탕과 사우나ㆍ찜질방이 1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광주 지역에서도 전체 270군데의 목욕탕 및 찜질방 가운데 급등하는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올 들어 다섯 개 업소가 문을 닫았다. 목욕업협회 광주지부는 “기름값이 급등하고 여름철로 갈수록 고객들이 감소하면서 문을 닫는 곳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 N 찜질방은 과도한 유류비 지출 속에 매출은 50%나 급감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N찜질방의 한 관계자는 “유류가 인상 이전에는 하루 300~400명의 손님이 몰려들었으나 요즘에는 150~200명으로 50%나 줄었다”며 “그러나 가스요금은 월평균 150~200만원을 더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은 찜질방ㆍ사우나 등의 목욕장 업소가 치솟는 유류비 등의 탓에 2007년 말 1,458개에서 올해는 지난 3월 말현재 1,434개로 줄었다. 이와 함께 폐식용유가 유사경유의 원료로 사용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네 통닭가게의 폐식용유가 잇따라 도난당하는 등 시중에서 폐식용유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주 울산시 중구에서는 이 일대 통닭가게 10여곳에서 통닭을 튀기고 남은 폐식용유가 몽땅 도난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끓인 폐식용류에다 양잿물과 가성소다를 섞은 메탄올을 넣고 정제 과정을 거치면 유사경유, 이른바 바이오 연료가 완성된다”며 “고유가로 유사경유 사용이 급증하자 절도범들이 폐식용유까지 싹쓸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폐식용유 수거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폐식용유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세 배 이상 급등한 상태”라며 “이 때문에 최근 폐식용유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삼겹살집·"울고 싶어라"
연일 가격 급등하자 손님도 부쩍 줄어

'삼겹삽이 금겹살이네!' 경기도 분당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38)씨는 얼마전 친구들과 함께 한 돼지고기 전문점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즐겨 먹던 삼겹살을 시키려고 메뉴판을 들여다보니 '1인분에 1만원'으로 훌쩍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대표적 먹거리인 삼겹살 가격이 최근 쇠고기파동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한껏 치솟고 있다. 한때 만만한 회식장소로 삼겹살 집을 찾던 직장인들도 가격이 만만찮다며 점차 횟집 등으로 발길을 옮기는 분위기다.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인근의 삼겹살 전문점 A식당에서도 삼겹살 1인분(130g)에 9,000원을 받는다. 일반식당에서 1인분이 150~200g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1인분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웬만한 쇠고기 전문점의 갈비 수준을 뺨치는 셈이다. 이처럼 삼겹살 가격이 치솟는 것은 AI 파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삼겹살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데다 100% 수입산 배합사료에 의존하는 축산 사료값마저 최근 1년새 40% 이상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물가협회에 따르면 광주의 일반 정육점에서 팔리는 삼겹살이 500g당 9,950원에 이르는 등 최근 일주일에만 6.6~8.8%씩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손님이 부쩍 줄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한 음식점 주인은 "이전에는 낮에 찌개, 저녁에는 삼겹살로 매상을 올렸는데 최근에는 저녁 손님이 줄어드는 형편"이라고 걱정을 늘어놓았다. 오리ㆍ닭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도 "AI로 매상이 급감하자 임시방편으로 복요리를 내놓았지만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삼겹살을 메인 메뉴로 바꾸려고 했지만 주변 음식점을 보니 이마저 쉽지 않은 듯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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