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물가 잡으라" 대통령 독려에 지자체 비상

공공요금 인상 미루고, 올린 요금은 환원 검토


공공요금을 동결하고 생활 물가를 잡으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독려가 잇따르자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미 올린 지방 공공요금까지 인상 이전으로 환원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은 시민 체감 효과가 큰 시내버스ㆍ택시요금 등의 인상시기를 줄줄이 미루고 있다. 이미 지방공공요금을 올린 대구광역시(상수도요금), 충북 청주시(쓰레기봉투료)과 진천군(상수도요금), 경북 김천시(하수도요금), 경남 창원시(상수도요금) 등은 조례를 재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행안부가 지난 1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 1∼2월 사이 급등한 지방 물가를 지난해 12월 수준으로 환원하도록 강력 유도하겠다. 물가 안정 노력을 소홀히 하는 자치단체에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보고한 것도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행안부는 이에 앞서 10일 '광역자치단체 행정부시장ㆍ부지사 회의'를 열어 자장면ㆍ라면 가격과 목욕료, 이ㆍ미용료 등 49개 개인서비스 요금을 부당하게 인상하는 업소에 '행정지도' 등을 무기로 물가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정부가 이렇게 '강수'를 두자 서울시는 오는 5월부터 20.5% 올리려던 하수도 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시내버스ㆍ지하철ㆍ택시 등 교통요금, 각종 시설 입장료 등 시민 체감 효과가 큰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다. 경기도 파주시는 마을버스ㆍ상하수도ㆍ쓰레기봉투 요금과 문화시설 입장료, 체육시설 사용료 등 열 가지 공공요금을 동결했다. 전라북도 역시 5월과 7월로 예정된 시내버스ㆍ택시ㆍ도시가스요금을 동결하거나 인상시기를 하반기 이후로 미뤘다. 광주광역시는 25일 유관기관ㆍ단체ㆍ자치구 등 2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지방물가 실무위원회'를 열어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품목에 담당관을 지정, 수급상황ㆍ가격동향을 파악하는 한편 지방공공요금의 상반기 인상을 억제하고 경영합리화를 통해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기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충북 청원군은 올 상반기 중 신규 부과하려던 하수도요금을 내년부터 물리기로 했다. 경남 사천시는 다음달로 예정됐던 하수도요금 인상을, 함안ㆍ의령군은 5월로 예정됐던 쓰레기봉투료 인상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대전광역시는 물가상승에 따른 서민층의 생활 불안을 덜기 위해 지방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제주특별자치도도 지방공공요금은 물론 자치도로 이양된 항만하역요금도 노사합의로 동결한 데 이어 어린이집 보육료, 주차료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편 충청남도의 제안으로 행안부가 각급 지자체에 도입을 독려한 '원가분석검증제'도 일부 실효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홍성군은 원가분석검증제를 적용한 이후 업소에 따라 칼국수 값이 인상 이전으로 환원(5,000→4,500원, 4,500→4,000원)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원가분석검증대상 품목을 늘리고 가격인상 단위를 100원ㆍ200원ㆍ300원 단위로 세분화해 결정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치단체가 위생검사 등을 무기로 음식점ㆍ노래방 등 운영업자를 대상으로 '찍어 누르기'식 요금인하 압력을 넣는 것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전의 한 칼국수 집 사장은 "임대료ㆍ난방비ㆍ가스값 등이 줄줄이 올랐는데 원가분석에는 이런 게 빠져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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