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손에 잡히는 대책내놔라"야 "과감한 감세정책 써라"
정치권 경기부양책 촉구 한목소리
'알맹이 없는 대책' 경기부양 역부족
LG硏 "경기 내년 다시 하락세"
박근혜대표 "수도이전 국회특위 구성을"
여야 정치권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경기부양책을 마련할 것을 정부측에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인식을 비판하며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으며 한나라당은 ‘과감한 감세정책’을 제안하는 등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과 당정협의를 갖고 “하반기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고 ‘더블 딥’이라는 지적도 있다”면서 “국민들이 요구하는 건 손에 잡히는 특단의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이날 발표된 추가경정예산안을 정부에서도 신속히 집행해주고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중소기업 지원 등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홍 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당은 하반기 경기에 대해 정부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면서 “정부도 당의 입장에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4ㆍ15총선 직후부터 추경예산 편성을 요구했지만 당초 하반기 경기회복을 예상했던 재경부의 미온적인 반응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날 발표된 부동산경기 연착륙 방안과 관련해 홍 위원장은 “(현재 상태로 가면) 몇년 후 부동산 가격 폭등현상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살리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해 건설경기 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이해찬 총리도 이날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청 조찬강연회에서 부동산정책과 관련, “부동산(가격)이 대체로 안정은 돼가고 있는데 건축시장이 너무 침체돼 있다”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면서 내수(진작)를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우리당은 이날 오후 삼청동 총리관저에서 이 총리와 관계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당정회의를 갖고 최근 경제현황에 대한 양자간 입장을 조율하는 한편 민생경제 회복과 내년도 예산배정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야당인 한나라당도 경기활성화 방안을 거들고 나섰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현상황을 ‘경제위기’로 규정하고 “반(反)기업정서가 투자의욕을 꺾고 기업가를 죄인시하는 풍토에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면서 투자와 소비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3년간 법인세ㆍ소득세와 세무조사 면제, 근로소득자 소득세 인하, 특별소비세 인하, 부가가치세 인하 검토 등 과감한 감세정책을 쓸 것을 정부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추경예산 등 일부 현안에 대해서는 여야 각당 내부에서도 입장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단기부양책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실제 정치권의 목소리가 제대로 영향력을 발휘할지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추경편성에 대해서는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도 반대입장을 밝히는 등 야당 내 의견도 엇갈리고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상범기자 ssang@sed.co.kr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입력시간 : 2004-07-02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