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다시 속도내는 한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 FTA

소고기 등 양보하더라도 TPP 앞서 동시다발 추진

소고기 시장 추가개방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캐나다ㆍ뉴질랜드ㆍ호주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다시 속도가 붙는다.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염두에 두고 TPP 국가들과 동시다발적 양자 FTA 협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0일 "TPP 참여국들과 미리 FTA를 맺어놓으면 나중에 TPP 참여는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며 "올해 안에 상당수의 FTA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TPP 참여 12개국 가운데 우리와 FTA가 아직 타결되지 않은 곳은 뉴질랜드ㆍ호주ㆍ캐나다ㆍ멕시코ㆍ일본 등 5개 국가뿐이다.

가장 빠르게 타결될 것으로 보이는 FTA는 한ㆍ캐나다 FTA다. 박근혜 대통령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순방기간에 한ㆍ캐나다 FTA 협상의 연내 타결에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통상 당국에 따르면 캐나다와의 FTA는 올 초에도 사실상 타결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하지만 정권 초기 소고기 시장 추가개방에 부담을 느낀 우리 정부가 협상을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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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연말 협상이 재개될 경우 협상 타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캐나다 상품 시장은 상호 보완적인 구조로 특히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캐나다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FTA는 자동차 수출시장 확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도 연내에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시작된 한ㆍ뉴질랜드 FTA 협상은 뉴질랜드의 과도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로 논의가 중단됐다. 하지만 정부가 TPP 참여를 염두에 둔 만큼 농축산물 추가개방을 각오하고라도 FTA 타결에 다시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교착상태인 호주와의 FTA 협상도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ㆍ호주 FTA의 관건은 역시 소고기다. 호주는 한국이 호주산 소고기의 관세를 미국 수준만큼 개방해주기를 원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호주의 공산품 시장이 크지 않아 미국 수준으로 내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문제는 동시다발적인 FTA 추진 속에서 정부가 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 시장을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느냐이다. 호주ㆍ뉴질랜드ㆍ캐나다 등 농축산 강국들과의 FTA가 연쇄적으로 타결될 경우 농민단체 등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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