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5만원권 환수율이 급감하는 해 오히려 지하경제 수요가 커진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설훈 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48.6%였다. 1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
1만원권 환수율(94.6%)도 전년보다 12.8%포인트 하락했고, 5000원권은 82.1%로 7.8%포인트 떨어졌다.
환수율은 특정기간 한은의 화폐 발행량에 대한 환수량이다. 환수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현금이 시중에 풀렸다가 한은 금고에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 그쳤지만 2010년 41.4%, 2011년 59.7%, 2012년 61.7%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2013년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 비중이 12월말 현재 66.5%로 확대됐다. 1년 전에는 62.8%였다.
광의통화(M2·평잔ㆍ계절조정 기준)에 대한 현금통화 비율도 작년 11월 현재 2.71%로 전년 같은 달의 2.37%에 견줘 0.34%포인트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지폐 환수율 감소는 과거보다 현금 사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훈 의원은 “관계당국은 지하경제 양성화에 일정 부분 성과도 있지만 부작용 역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