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쌀은 넘치고 대책은 제자리

올 172만섬 초과생산… WTO 보조금축소로 내년 추곡매입 줄일판올해 쌀 생산량이 당초 예상량을 훨씬 뛰어넘어 10년만에 최대풍작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쌀 수매량을 당초보다 400만섬 늘리고 미곡종합처리장(RPC)의 매입자금 1조850억원을 무이자로 융자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RPC들은 계절진폭 형성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매입을 꺼려하고 있다. 정부 정책들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 172만석 초과생산 올해의 쌀 생산량이 3,650만섬이 될 것을 전제로 당초 양곡정책을 수립했던 농림부는 이날 표본조사 결과 이를 3,822만섬으로 늘려잡았다. 농림부는 "가격안정을 위해 매입키로 한 1,525만섬은 당초보다 400만섬이 추가된 양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매입 계획은 없다"며 "RPC에 대해 1조850억원을 무이자로 융자하기로 했기 때문에 수매가 잘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18일 현재까지 매입된 추곡량은 계획량의 23.5%인 264만5,000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0만섬)에도 못미치고 있다. 정부의 산물수매량만 107만섬으로 목표대비 42.8%를 기록했을 뿐 농협을 포함한 RPC의 매입량은 계획량의 28%에 불과한 157만5,000섬에 그치고 있다. ◆ "내년이 더 문제" 쌀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쌀 재고량은 올 연말 989만섬에서 내년 10월에는 1,370만섬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현재 22%인 고품질 벼 재배 비율을 2005년까지 50%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지만 종자보급에 애로가 있어 내년에는 기껏해야 27% 선에 머물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WTO 협정에 따라 정부의 쌀 매입보조금을 내년에는 750억원 감축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사줄 수 있는 쌀의 양은 올해보다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재고미와 햅쌀을 섞어파는 것이 관행화된 상태에서 정부의 양질미정책은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며 "품질관리를 엄격히 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살려야 쌀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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