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발길 드문 용산구곡엔 청아한 물소리… 산속 달리는 승마로드엔 풋풋한 숲내음

■ 계룡산·무성산 숨겨진 속살

시간이 멈춘듯한 상하신계곡 적막함속 산행 즐기기에 제격

홍길동 전설 간직한 무성산성… 청정 임도 따라선 승마 체험

굽이굽이 펼쳐지는 풍광 만끽

이미 유명해진 계룡산은 늘 인파로 북적인다. 사람 구경이 아닌 계룡산 구경을 하고 싶다면 반포면 상신리를 거쳐 계룡산을 오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코스는 남매탑·금잔디고개로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코스지만 일반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무성산에는 총연장 31.7㎞의 친환경 임도가 조성돼 있다. 이 산길은 산악자전거(MTB)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코스인데 최근에는 승마외승 코스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계룡산은 세상이 다 아는 충청도의 명산이다. 계룡시를 거쳐 갑사나 동학사로 올라가는 코스는 국민 등산로가 됐지만 산 너머 공주 쪽에 상·하신리에는 아직 세상에 드러내지 않은 계룡산의 또 다른 민낯, 상하신계곡이 흐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공주IC를 빠져나와 마주 보이는 무성산에는 임도(林道)를 활용한 천혜의 승마코스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승마붐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요즘, 말 좀 탄다는 사람들이 트레일러에 말을 싣고 와 승마를 즐기는 코스다. 이번주 나들이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공주의 명산 두 곳이다.

◇상하신계곡=우리나라 4대 명산으로 꼽히는 계룡산(845m)은 주봉인 천황봉(845m)에서 연천봉(739m), 삼불봉(775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닭의 벼슬을 쓴 용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계룡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룡산 자락 동쪽에는 동학사, 서쪽에는 갑사, 남쪽에는 신원사라는 큰 절이 있어 사시사철 인적이 끊이지 않는다. 산 구경 하러 갔다가 사람 구경만 하고 오기 일쑤인 까닭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 구경이 아닌 산 구경을 하고 싶다면 반포면 상·하신리를 거쳐 계룡산을 오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코스는 남매탑·금잔디고개로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코스지만 일반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동학사·갑사·신원사 코스에 비해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고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계룡산의 적막함을 즐기려면 우선 반포면 상신리 탐방지원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상신리 코스는 일반에게 생소할 뿐 아니라 마땅한 지형지물이 없어 내비게이션 검색이 어렵기 때문이다. 상신리 탐방지원센터를 기점으로 해서 10분 정도 상하신계곡을 따라 오르면 마제소(말제툼벙)에 당도한다. 상하신계곡을 따라 명명된 용산구곡 중 제5곡 황룡암이 바로 이 마제소에 있다. 바위들 사이로 흐르던 맑은 물이 너럭바위에 이르러 명경(明鏡)으로 변하면서 물가를 둘러싼 숲의 자태가 온전히 물속으로 드러눕는 모습이 아름답다.

◇무성산 승마로드=무성산(614m)은 북쪽의 갈미봉에서 시작해 여러 개의 봉우리들이 남쪽으로 약 15㎞에 걸쳐 연봉을 이룬다. 산의 정상 부근에는 돌로 쌓은 석성이 있는데 고려 때의 것으로 추정되며 무성산성·홍길동성이라 불린다.


무성산에는 이곳에 살던 홍길동과 길동의 누나, 그리고 어머니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홍길동의 누이는 힘이 장사였는데 홍길동과 자주 다투었다고 한다. 남매의 싸움을 보다 못한 어머니가 오누이에게 힘겨루기를 시켜 이기는 쪽만 살려주기로 했다. 홍길동의 임무는 쇠신을 신은 채 송아지를 끌고 한양을 갔다 오는 것이었고 누나는 무성산에 성을 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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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가 시작되자 쇠로 만든 신을 신은 홍길동은 송아지를 몰고 한양으로 떠났고 누나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을 날라 성을 쌓았다. 우리나라 남아선호 사상이야 세계적 수준인데 하물며 수백년 전에는 지금보다 몇 배는 더 했을 터. 어머니는 하루가 다르게 성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길동의 소식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딸이 쌓은 성이 거의 다 완성되어가자 어머니는 꾀를 생각해냈다. 그리고는 죽을 쑤어서 딸에게 가서 "성 쌓느라 시장할 텐데 죽이라도 먹고 하라"며 시간을 끌었다. 홍길동의 누이는 뜨거운 죽을 입으로 '호호' 불어 식혀가면서 먹자니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죽 한 그릇을 비우고 일어서려는데 어느 사이에 골목 저쪽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 닳은 쇠신을 신고 송아지를 끌며 길동이 도착한 것이다. 어머니와 딸이 동시에 '아!' 하며 소리를 질렀다. 결국 오누이의 힘겨루기는 어머니의 농간 덕에 길동의 승리로 끝났다. 약속대로 누나는 나무에 목을 매고 숨졌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무성산의 돌성은 성문이 완성되지 않은 채 그대로 놓여 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전설을 간직한 무성산에는 총연장 31.7㎞의 친환경 임도가 조성돼 있다. 이 산길은 산악자전거(MTB)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코스인데 최근에는 승마외승 코스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취재차 임도에 오른 당일에도 MTB와 말들이 산길을 누비고 있었다. MBT 동호회원들의 가쁜 숨소리는 산길을 뛰어오르는 말의 헐떡임 소리에 묻혔지만 페달을 밟으려 쥐어짜는 다리근육에는 운동의 쾌감이 묻어났다.

산 아래에는 무성산 홍길동마을 승마체험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말이 6필 정도 준비돼 있으며 초보자를 말에 태워 교관이 말을 잡고 끌어주는 경우 기승료는 30분에 3만원, 혼자 탈 수 있는 사람은 1시간에 3만원을 받고 있다. (010)5467-1579

/공주 계룡산·무성산=글·사진 우현석객원기자

따뜻한 비빔칼국수 입에 착착

■ 공주 맛집=초가집

비빔칼국수를 대표메뉴로 내놓고 영업을 하는 집이다. 보통 비빔국수가 가느다란 면발을 삶은 다음 식혀서 내놓는 것과는 달리 굵은 면발의 칼국수를 뜨거운 그대로 양념과 비벼 먹는 게 다르다. 일반 비빔국수에 비해 양념 맛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맛이 있다. 6,000원. 멸치국수에 말아내는 칼국수는 5,000원, 국물이 진한 콩국수는 6,000원이며 된장찌개 및 나물들과 함께 내는 보리밥은 5,000원을 받는다. 이 집의 대표메뉴는 칼국수지만 여름에 먹는 콩국수는 오히려 칼국수보다 나은 듯하다. 공주시 중동 147-74, (041)856-7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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