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회전율 '사상 최저'
"돈 안쓴다" 불확실한 경기상황 새로운 투자처 못찾아
기업이나 개인이 자금을 잠시 예치해두는 수단인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이 사상최저를 기록했다. 회전율은 예금지급액을 예금평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돈을 은행에 묻어두고만 있을 뿐 인출해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당좌예금ㆍ보통예금ㆍ별단예금 등 요구불예금의 회전율은 지난 9월에 21.6회로 나타나 사상최저였던 5월과 8월의 24.1회보다도 낮았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99년에는 67.0회에 달했으나 2001년 39.0회, 2003년 31.9회 등으로 낮아진 데 이어 올 5월에는 24.1회로 떨어졌다. 6월에 26.1회로 다소 높아졌으나 7월 24.6회로 다시 떨어진 데 이어 8월에는 5월과 같아졌으며 이어 9월에는 더 감소한 것이다.
요구불예금 중 보통예금의 회전율은 5월 17.2회에서 6월에 18.6회로 잠시 올랐다가 3개월 연속 떨어져 9월 15.4회가 됐으며 당좌예금도 5월 374.3회에서 9월에는 284.0회로 줄었다. 별단예금도 5월 6.2회에서 9월에는 5.5회로 감소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찾아 쓰고 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맡겨두는 요구불예금마저 경기 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새로운 사업을 찾지 못해 회전율이 낮아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또 "요구불예금은 시중은행 수신의 25~30%를 차지한다"면서 "언제 경제사정이 악화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어서 마냥 예금해두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 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 2004-11-15 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