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문형 랩 "체면 말이 아니네"

잔고 19.4% 줄어… 설정액에는 큰 변화 없어


최근 증시 폭락으로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 하는 자문형랩의 잔액이 한 달도 채 안돼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 24일 기준(삼성은 19일)자문형 랩의 잔액는 총 7조3,7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잔액이 9조1,59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도 못돼 19.4%나 줄어든 셈이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신한금융투자로 지난달 말 1,944억원에서 1,356억원으로 급감해 30.2%나 줄었고, 한국투자증권(-21.6%)과 삼성증권(-21.1%)도 20%가 넘게 잔액이 줄었다. 이는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선진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문형 랩의 경우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기 보다는 자동차ㆍ화학ㆍ정유 등 기존 주도주 중심의 소수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대형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이번 폭락장에 더욱 타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이 기간 동안 17.7%(378.43포인트) 하락했지만, 대형주지수의 경우 1% 포인트 더 많은 18.7%나 빠졌다. 특히 자문형랩의 편입비중이 높았던 화학과 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업종의 경우 각각 22.3%와 23.1%나 빠져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하지만 각 증권사들은 자문형랩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설정액 기준으로 보면 자문형 랩의 증감은 거의 없다”며 “돈이 빠져나간 것보다는 지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이달 들어 나타난 환매 금액은 워낙 소수라 전체 잔고에 영향을 못 미칠 정도”라며 “여전히 자문형랩에는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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