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혁신과 윤리경영] 공기업 경영평가

[기고] 기획예산처 박인철 기획관리실장

공기업이 크게 바뀌고 있다. 지난 4월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이 시행됨에 따라 그 동안 경영평가의 사각지대에 있던 산하기관에서 변화와 혁신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교통안전공단, 산업인력공단, 환경관리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정부부문과 민간부문에서 회색지대(grey area)로 불리웠던 산하기관들은 국가예산이나 기금을 지원받거나, 국민들로부터의 수수료나 부담금으로 운영되면서, 국민들에게 직접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들이다. 법 적용을 받는 88개 주요 산하기관의 연간 예산규모는 50조원에 달할 정도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역할도 크다. 그러나, 그 동안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없어 국민들로부터 방만경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내년부터는 매년 경영실적과 윤리경영에 대해 엄정한 평가와 국민들로부터 감시를 받게 된다. 새로 시행되는 경영평가 제도는 산하기관의 경영상 자율은 확대하되 사후 평가는 강화하여 경영성과와 윤리경영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묻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산하기관이 얼마나 설립목적에 충실하게 사업을 수행했는지, 그 사업들이 고객인 국민을 얼마만큼 만족시켰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고객을 참여시키려고 노력했고 또 고객의견을 반영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윤리경영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으며, 국민 세금을 얼마나 아껴 썼는지 등을 보는 것이다. 윤리경영은 금년도부터 공기업은 물론 산하기관에 대한 경영평가의 중요한 지표의 하나가 되었다. 윤리경영 지표는 내부윤리강령의 제정 및 실천노력, 계약관행의 건전화와 불법ㆍ위법 행위의 근절 노력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산하기관 경영평가제도는 국민이 산하기관의 주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산하기관은 지금까지는 시어머니격인 주무부처에 잘 보이기 위해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도 주무부처보다는 고객인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국민 중심의 고객감동 서비스와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산하기관의 경영효율이 제고됨은 물론 재정규율도 확립되고, 도덕적 해이문제도 해소될 것이다. 제도가 정착되면, 국민경제의 각 주체가 윈윈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국민들은 산하기관의 경영효율이 제고되어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누리고, 산하기관은 경영실적을 객관적으로 검증받고 일한만큼 보상받게 되어 일하는 보람을 느낄 것이다. 만일, 모든 산하기관 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고객인 국민을 기관장 모시듯 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을 만족시킬까, 그리고 깨끗한 경영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우리나라의 공공서비스 수준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산하기관들은 내년 4월부터 6월까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평가단으로부터 평가를 받고, 8월쯤에는 그 결과가 국회에 제출되고 국민들에게도 공개된다. 최근 산하기관에서 일고 있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정착되도록 국민 모두 관심을 가지고 격려와 질책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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