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현명한 결단

제11보(125~139)



흑이 25에 선착한 시점에서 이 바둑은 승부가 나고 말았다. 백26으로 물러선 것은 어떤 승산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방식의 응수가 모두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버티어본 것이다. 백26으로 27의 자리에 막을 수는 없다. 흑이 26의 왼쪽에 몰면 백 2점이 속절없이 잡히기 때문이다. 다른 식으로 버틴다면 참고도2의 백1인데 이것도 흑2 이하 18로 백이 도리어 다 잡히게 되는 것이다. 백28 이하 32는 말하자면 이세돌의 승부수였고 흑33은 박영훈의 현명한 결단이었다. 상변의 흑 7점은 내주고 중원의 주도권을 확실히 움켜쥐자는 작전이다. 흑33으로 참고도2의 흑1에 연결하면 백은 2로 끊는다. 흑은 3으로 뚫게 되고 백은 4의 응수가 절대수가 된다. 흑은 5에서 7로 우변의 백대마를 접수하는 바둑이 될 것이다. 이 코스는 상변의 백진도 상당히 크므로 흑도 조금 켕긴다. "뭐 이 코스를 밟았어도 흑승은 변동이 없었습니다. 흑이 덤 이상 확실히 이겼을 겁니다."(양재호) "실전이 최선이지요. 결정적인 순간에 확실한 길을 선택할 줄 안다는 점이 박영훈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목진석) 백은 중원에 흩어진 병력을 모두 생환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변의 백이 아직 미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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