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4일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멋지게 이끌어나가고 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되고 나서 보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더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이홍구(李洪九) 통일고문회의 의장 등 고문 25명과 오찬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국정운영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여러분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나라는 대통령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이끌어나가는 것이니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면 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언론보도에 불만을 얘기하며 “저는 요새 좀 괴롭고 힘들다”라고 심경토로를 한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에 앞서 열린 차세대성장산업 국제회의 기조연설에서도 “나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여러분도 저를 많이 도와주시고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정부의 진로에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오찬간담회에서 “나는 `어떤 통일이냐`에 대해 확고한 방향이 서 있지 않기 때문에 `통일`이라는 말을 즐겨 쓰지 않았다”며 “`평화`를 우선해 `통일`을 멀리 두고 정치를 해왔는데, 대통령이 돼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은 건지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