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러시아 살려라' 지구촌 급박

「러시아 경제는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가」러시아가 경제위기에서 헤어나기는 커녕 갈수록 악화돼 대외채무에 대해 디폴트(채무상환불능)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브라질 위기와 함께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복병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지난해 이미 러시아의 경제가 회복불능의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해 왔지만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채무액이 워낙 많아 그 파장이 의외로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관련,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에 대비한 각국의 움직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유럽 신용평가기관인 피치 IBCA사는 지난 13일 러시아의 구소련 시절의 채무 일부에 대해 디폴트 등급으로 낮췄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최악의 파국을 막기 위해 다음 주중 러시아에 대표단을 파견, 자금지원 방안에 대해 재협상을 벌일 계획이기로 했다. 또 유리 마슬류코프 러시아 제1부총리도 IMF와 세계은행에 추가자금을 요청하기 위해 지난 14일 미국으로 떠났다. 러시아는 현재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대외부채와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최악의 경제위기에 놓여있다. 특히 대외부채는 지난 97년 국내총생산(GDP)의 27%에서 98년 49%로 늘었고 올해는 8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침체와 맞물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와함께 2003년까지 러시아가 갚아야할 부채만도 매년 150억~190억달러로 세입을 몽땅 쏟아 부어도 충당할 수 없을 엄청난 규모다. 또 전체 산업에서 경공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91년의 16.2%에서 매년 급감, 지난 해에는 1.8%까지 떨어질 정도로 경기침체가 거듭되고 있다. 어디를 봐도 희망이 있는 곳을 찾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물론 러시아 내부에서도 러시아 경제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 일간 시보드냐가 지난 13일 보도한 러시아의 3가지 시나리오는 특히 눈길을 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그냥 현재대로 사는 방법. 이럴 경우 재정적자는 해외 차관과 내부 재원을 이용해 벌충하면서, 대외부채는 외국에서 빚을 얻어와 그나마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다시 부채상환 재조정 협상을 벌여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워낙 안좋아 자금을 빌리기가 쉽지않고 부채상환 재조정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경제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3~4년 동안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단절된 채 오로지 내부자원에만 의존해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언제 경제가 정상화될지 미지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세번째는 적극적이고 강력한 예산정책을 수행하는 방법. 자본의 해외누출을 철저히 차단해 2000년부터 부채를 줄여나가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통화증발 등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방지해야 하는데 러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를 실행할 만한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던간에 막대한 대외부채로 인해 악화일로에 있는 러시아 경제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특히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지 않더라도 2003년까지 5년동안 계속 디폴트 선상에 놓여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용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