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구조조정 지연에 '냉가슴'개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경제는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기업구조조정도 지지부진하자 진념 경제팀 장관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경기는 바닥을 헤매고 있고 부실 기업의 매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진념 부총리
경제팀 수장인 진 부총리의 마음은 급하기만 하다.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된다고 연초부터 자신있게 외치고 다녔지만 경기는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들어 경기대책, 세금감면책, 규제완화책 등 무수하게 많은 정책을 쏟아냈지만 '미국경기침체'라는 막강한 대외변수에 막혀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진 부총리는 최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들게 정말 죄송하다"며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언론에서 경제팀 경질론이 부상하자 마음을 비운 듯, "경제 상황은 내가 책임진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근영 금감위원장
"공직생활 30여년 중 가장 힘든 기간이었습니다". 이 위원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밝힌 첫 소회다.
부임 초부터 현대와 대우 등 부실기업처리에 정신이 없었던 이 위원장은 지난 6월까지 부실기업처리의 가닥을 잡는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협상이 계속 지연되면서 경제불안의 핵심요인으로 남아 있다.
시장의 불안도 신경쓰인다. 유례없는 4%대의 초저금리에 진입하면서 저금리로 인해 자금의 이탈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이 위원장은 "저금리로 인한 거시경제 변화와 자금시장의 행태변화가 예상된다"며 "은행 증권 보험 등에 미치는 장단기 영향을 분석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
수출사령탑인 장 장관은 최근 가장 곤욕스럽다.
장 장관은 "경기가 부침이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입니다"라고 수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그러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 7월중 수출이 34년만에 최악을 기록했으며 이달들어서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는 틈새시장 개척ㆍ정책자금 지원ㆍ마케팅개척 등 수출증대에 총력전을 다하고 있어 4분기 이후에는 수출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
정권 초기만해도 재벌개혁의 전도사로 목소리를 높이던 공정위가 최근에는 강력한 기업규제 완화에 반대, 오히려 발목을 잡는 부서로 몰리는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
언론사 조사로 언론과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난 이 위원장은 또 다시 '30대기업집단제'를 놓고 정치권 및 재경부와 격론을 벌이고 있다.
자산기준에 대해 공정위는 3조원을 제시해 기존의 30대기업을 모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