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 '인터넷 가이' 스타탄생

사이버 세계에 「인터넷 가이(GUY)」라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 네티즌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요즘 왠만한 미국의 웹 사이트를 항해하다 보면 어김없이 뾰족한 머리에 안경을 쓴 한 사나이가 익살스러운 얼굴로 방문객을 반기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 네티즌들이 그에게 붙여준 이름이 바로 인터넷 가이(THE INTERNET GUY, TIG)다. 현재 약 1,000개의 웹 사이트에 갖가지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사이버 스타로 한창 뜨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에브리 CD의 웹 사이트에서 헤드폰을 끼고 롤링 스톤즈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에 겨워하는가 하면 도미노의 피자 사이트에선 손가락을 겨눈 채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 가구업체인 허먼 빌러, 쇼핑업체인 컴프웨어넷, 온라인 검색엔진인 어바웃.컴 등의 홈페이지 한구석에도 그의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화제의 인물은 바로 26살의 중국계 미국인이자 실리콘 밸리의 소프트웨어 벤처업체에서 웹 디자이너로 활동중인 조지 첸이다. 숱한 웹 사이트가 평범했던 그를 앞다투어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무엇보다 그의 얼굴이 누구에게나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딱딱하고 무미건조하기 쉬운 사이버 공간에 그를 등장시켜 인간의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셈이다. 또 첸의 독특한 머리 모양이 전자상거래의 약점인 신뢰성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연례 보고서 표지인물로 첸을 등장시켰던 인포스페이스사의 나빈 제인 회장은 『그는 인터넷을 상징한다. 그는 바로 이웃집 사람일 수도 있고 그와 함께 있으면 편안해지는 특별한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가 이처럼 인터넷에서 각광받게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에서 비롯됐다. 첸이 지난 97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넷오브젝트에서 근무하던 중 회사에서 사진만을 모아 CD를 판매한 적이 있었다. 당시 회장이었던 클레멘트 모크는 CD에 여성 보디빌더나 공포에 떨고있는 남자 등 인상적인 사진만을 집어넣었는데 여기에 바로 첸의 16가지 얼굴 모습을 포함시켰다. 모크 회장이 첸을 점찍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 그가 재미있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CD가 발매된지 수개월만에 첸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고 인터넷에서 하나둘씩 발견되기 시작했다. 첸이 중국계 인물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위스콘신대의 허먼 샤 교수는 『기업들은 첸의 이미지를 통해 자사의 상품이 전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갖고 있다는 홍보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작 첸 자신은 아직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는 왜 이렇게 유명인사가 됐는지 묻는 질문에 『요즘 아시아인처럼 행동하는 게 새로운 유행이지 않냐』고 능청을 떨었다. 첸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그가 돈방석에 올라앉은 것은 아니다. 사진 한장을 찍은 댓가로 단지 500달러를 받았을 뿐이다. 누구든지 149달러짜리 CD만 구입하면 비싼 로얄티를 지불하지 않고도 첸의 사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들어 그의 상품성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목돈을 거머쥐게될 날도 그리 멀지않을 듯하다./정상범 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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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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