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청와대 개헌 공론화 박차

■ "여론 반대해도 개헌 발의 강행"<br>盧대통령 "나쁜 대통령은 자기위해 개헌" 반박<br>참모들도 언론 매체에 정당성 알리기 주력<br>"통과 어렵다 생각" 성사는 장담 안하는듯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이 나온 후 여론은 일단 ‘개헌 찬성, 시기는 다음’으로 요약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의 개헌에 대한 움직임도 생각보다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이런 동향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의지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성명 발표 다음날인 10일의 발언들을 보면 개헌의 정당성과 진정성을 설파하려는 노력이 더욱 강하게 비쳐지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들까지 각종 언론 매체에 참석하면서 정당성 알리기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20년 만에 한번 오는 기회라는 이른바 ‘20년 주기설’이 정당성 설파의 골자다. 노 대통령은 이 같은 강한 의지를 이날 3부요인들과의 오찬 발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냈다. 오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발언은 “‘나쁜 대통령’은 자기를 위해 개헌하는 대통령이다. 이번 개헌은 차기 대통령을 위한 개헌”이라고 밝힌 부분. 전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나쁜 대통령’ 발언에 대한 반박 성격으로 보이는 언급으로, 개헌 제안 이후 정국 주도권을 잡고 레임덕을 해소하기 위한 정략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는 비판을 의식, 국가 미래를 위한 순수한 의지에서 나왔음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는 “임기 중에 할 일을 안했다는 심적 부담과 책무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개헌 제안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는 말에서도 묻어난다. 개헌에 대한 의지는 논란이 되고 있는 시기의 적절성에 대한 언급에서도 드러났다. 노 대통령은 “시간적으로야 지금도 두 번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87년과 비교하면 아직도 두 번이나 개헌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임기를 1년밖에 남기지 않은 대통령이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데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개헌이 성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청와대 스스로도 반신반의하는 것 같다. 전해철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참석, “20년 만의 기회라는 것 등을 충분하게 생각한다면, 또 거기에 따라서 많은 국민의 여론이 받쳐준다면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 통과를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물론 저희들도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도 국회 통과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청와대는 그러나 여론의 반응과 관계없이 개헌안 발의만큼은 반드시 한다는 방침을 새삼 강조했다. 윤승용 홍보수석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여론이 좋지 않아도 발의를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발의는 간다”고 못을 박았다. 여론을 최대한 설득하되 반대 입장이 많아도 다음달 개헌안 발의만큼은 강행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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