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 발레의 여주인공으로 다시 태어난다. 발레 ‘심청’을 통해 한국 발레를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심청’에 이어 ‘춘향’을 발레로 내놓는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은 1986년 초연이후 100여회 이상의 공연을 하며 한국 창작발레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은 작품. '춘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고전 3부작(‘심청’ ‘춘향’ ‘흥부, 놀부’) 시리즈 중 ‘심청’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친숙한 고전을 서양의 춤과 접목시켰다. 이번에 공연되는 작품은 발레 ‘춘향’ 중 제1막. 총 3막의 완결판은 내년 4월 완성될 예정이지만 우선 공연의 얼개를 맛볼 수 있는 쇼케이스 공연이 2일과 3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극장 개관기념 작품으로 올려진다. 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나 사랑을 꽃 피우고,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이별하는 내용이 서양예술인 발레와 어우러진다. 이와 함께 이번 공연에서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전작 심청 1막도 함께 공연된다. 덕분에 유니버설 발레단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발레 ‘춘향’은 한국스텝의 힘으로 처음 만들어지는 순수 창작발레라는 점에서 우리 무용계에서도 의미있는 작품이다. 외국 스텝들이 제작을 맡았던 유니버설 발레단의 전작 ‘심청’에 비해 ‘춘향’은 음악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한국 스텝들이 맡았다. 우선 총연출은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배정혜씨가 맡았다. 2001년 자신이 안무했던 한국무용 ‘춤 춘향’을 발레로 옮겼다. 안무는 중국 지린성 출신 유병헌 유니버설발레단 총감독이 맡는다. 전막 발레의 안무를 한국인이 맡는 것은 이례적인 일. 무대 디자이너는 독일 유학파 출신인 천경순 씨, 의상은 2003년 창작 뮤지컬 페퍼민트에서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였던 패션 디자이너 이정우씨가 각각 맡는다. 음악은 ‘심청’으로 귀에 익은 미국인 작곡가 캐빈 바버 피카드가 맡았다. 여주인공 춘향역은 강예나, 황혜민, 안지은이, 이몽룡 역은 황재원, 엄재용, 시몬 추딘이 돌아가며 맡는다. 이번 공연을 제작한 유니버설 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춘향’은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면서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작품”이라면서 “‘춘향’을 통해 세계인이 지금 이 순간의 사랑을 돌이켜 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