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에 '여성전문가그룹'이 탄생했다. 차량 개발 단계부터 여성의 기호를 적극 반영해 감성품질을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또 이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대열에 올라서겠다는 복심도 깔려 있다. 18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연구소 및 마케팅 등 각 부문 여성전문가 27명으로 구성된 사내 '여성전문가그룹'이 지난 2월 말 발족했다. 여성들로만 구성된 전문가 집단이 생긴 것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그룹은 마케팅ㆍ시장조사팀ㆍ미래트렌드팀ㆍ시험팀ㆍ설계팀ㆍ디자인팀 등 각 부문의 대표 여성 팀원들이 포함됐으며 여성의 감성을 적극 반영해 감성 성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TFT 형태로 구성됐다. 현대ㆍ기아차는 차량 성능 면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까지 도달했지만 오감을 통해 느껴지는 감성품질은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근 '달리고 서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보다 한 차원 높은 '내리기 싫은 차'를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이경실 여성전문가그룹 팀장(기아차 컬러팀장)은 "최근 10년 사이에 현대ㆍ기아차가 글로벌 톱을 바라보는 수준까지 올라오게 되면서 3년 전부터 디자인팀에서부터 감성적인 요소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성전문가그룹은 1년에 6차례 정규 회의를 갖는 한편 개발 중이거나 예정인 신차에 필요한 감성적인 요소에 대한 아이디어를 취합, 개발 단계에 전달하고 반영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분야는 디자인ㆍ컬러ㆍ소재에서부터 편의사양까지 차량 전반을 아우른다. 기아차 신형 모닝이 야심적으로 선보인 여성들의 손톱 손상 방지를 위한 '그립 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여성들의 화장대를 연상시킨 '대형 룸미러', 여성선호 편의사양인 '열선 스티어링 휠' 등은 여성전문가그룹이 발족하기 전 여성전문가들의 의견이 반영된 대표적인 여성 감성 아이템이다. 이들은 최근 치마를 입는 여성들을 고려해 땀 흡수가 잘되고 통풍이 좋은 시트 소재 채용을 건의했다. 신소재는 실제로 올 하반기에 나올 기아차 프라이드 후속, 경CUV, 현대차 i30 후속 등 신차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 팀장은 "남성들의 시각으로 여성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는 공간ㆍ소재 등의 모든 아이템을 여성의 눈으로 재해석하고 있다"며 "감성품질을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사명을 갖고 더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는 고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기 위해 여성전문가그룹 발족과 동시에 50여명의 연구원으로 구성된 '품질 본부'를 신설, ▦소음ㆍ진동(NVH) ▦승차감(RNH) ▦충돌(Collision) ▦내구성(Liability) ▦멀티미디어(Multimedia) 등 '5대 감성 성능'을 선정해 품질강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