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사흘째인 25일 서울역 광장과 서울역사박물관에 정부의 공식 분향소가 차려지면서 국민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분향소에서는 오전 8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노 전 대통령 영정 봉안식을 거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문이 시작됐다.
오전 9시에는 한승수 국무총리 이하 전체 국무위원들이 조문하면서 본격적인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한 총리는 방명록에 "삼가 명복을 비오며 유지를 받들어 국가발전과 국민통합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특히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고인과 격돌했던 무소속 이인제 의원이 일찌감치 분향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강희락 경찰청장도 분향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강 청장은 시민 분향소에 대한 과잉 통제 논란에 대해 "유연히 대처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서울역을 이용하는 여행객과 출근길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역 분향소에서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강금실전 법무부 장관 등이 조문객을 맞았다.
회사원 양재순(36ㆍ여)씨는 "직장이 서울역 근처라서 30분 일찍 나와 노 전 대통령을 조문했다"며 "평소에 고인을 참 좋아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마음이 아프고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시민 분향소에도 전날에 이어 출근ㆍ등교길 시민들의 분향 행렬이 이어졌다.
앞서 24일 밤에는 시민 조문객이 몰리면서 청계천 광장까지 조문 인파가 늘어서기도 했지만 오전 이른 시각이어서인지 9시 현재 40여명이 분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IT업체 대표 김남석(41) 씨는 "고인의 가시는 마지막 길을 지키고 싶어서 어제 저녁 8시부터 이곳에서 밤을 새웠다. 어젯밤 분향하기 위해 긴 줄을 섰던 시민들이 오늘 새벽 5시까지 기다렸다 모두 추모하고 가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외에 성북, 서대문, 구로, 강동, 양천 등 각 구청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시민들이 분향 행렬을 이어갔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한문에 9개 중대, 서울역과 역사박물관에 각각 3개 중대 등 서울 시내 곳곳에 98개 중대의 경찰 병력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