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콸라룸푸르=김준수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를 방문하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6일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 뉴질랜드의 쉬플리 총리, 싱가포르의 고촉통(吳作棟)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아시아 경제위기에의 공동대처 및 양국간 교역·투자확대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김대통령은 이어 APEC 최고경영자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금융분야 협력을 위해 APEC이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연쇄정상회담 및 연설에서 『이번 APEC 회의에서는 아시아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위한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특히 『역내 모든 국가들이 재정 확대를 통해 내수진작과 세계 경기부양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동참을 촉구했다.
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금리인하 및 금융지원에 적극성을 보이고 아시아 각국은 금융개혁 및 시장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APEC 회의장인 포호텔에서 열린 마하티르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리 업체가 말레이시아 건설·토목공사에 진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마하티르 총리는 단기자본을 직접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金대통령은 단기자본 이동에 대한 정보교환 및 건전성 감독을 위한 국제기구 설립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어 숙소인 힐튼호텔에서 쉬플리 총리·고촉통 총리와 잇따라 회담을 갖고 양국간 교역을 확대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키로 합의했다.
김대통령은 오후 푸트라 월드 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회의에 참석, 『경제 강국들은 신흥시장 국가들에 대한 금융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금융산업의 낙후성을 극복할 수 있는 경영기법을 전수하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시아 국가들 스스로 시장경제 원리에 부합되지 않는 요소를 적극적으로 개혁하고 대외개방을 확대하는 것만이 국가간의 협력을 보다 긴밀하게 해줄 뿐 아니라 역내 경제발전 성과를 극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