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보험사들이 BBB등급 채권을 싹쓸이하는 등 공격적인 채권투자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대출 감소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자 최근 3개월 동안 1조원이 넘는 채권을 순매수하는 등 채권시장의 큰손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2일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지난 7월 한달 동안 3,91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5월 이후 3개월 동안 1조910억원의 채권을 사들였다.
대형 보험사는 A급 이상 채권을, 중소형 보험사는 BBB등급 채권을 적극적으로 순매수 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들의 채권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생명 채권운용 담당자는 “IMF 이전에 운용자산의 80%까지 달했던 대출이 최근 40%대로 낮아지면서 삼성ㆍ대한ㆍ교보생명 등 이른바 생보사 빅3가 한달에 추가로 매수해야 하는 채권이 1조원을 넘어섰다”며 “대형사는 안정적인 A등급 이상 채권을 매수하고 있고 중소형사는 금리가 높은 BBB등급 채권을 많이 사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는 BBB등급 채권을 매수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너무 떨어지면서 투자를 안하던 BBB등급까지 편입을 하고 있다”며 “5% 이상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A등급 채권만으로는 (수익률을 맞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 중소형 보험사는 최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발행한 채권 인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보험사까지 채권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금리의 추가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형 생보사의 자산운용을 맡고 있는 한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보험은 20년 이상 보험료를 받는 장기상품이 많기 때문에 대출과 채권투자 외에 투자처가 많지 않다”며 “보험사ㆍ 투신사에 이어 6월부터는 국민연금까지 채권매수에 나서면서 채권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