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지원씨에 150억 줬다”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이 17일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150억원의 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의 진술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대북송금 사건은 정치자금 스캔들로 비화하는 등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박 전 장관의 변호인인 김주원(金周元) 변호사는 이날 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회장이 특검 조사에서 `2000년 4월 중순께 서울시내 P호텔에서 박 전 장관을 만나 1억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150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 전 회장은 또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외유를 떠나며 `현대가 유동성 위기로 어려우니 박 장관에게 돈을 주고 도움을 요청하라`고 지시해 CD를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박 전 장관은 이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송두환(宋斗煥) 특검팀은 이날 “현대측 자금흐름을 추적하던 중 특검법상의 수사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150억원의 돈이 현대건설에서 1억원권 CD 150매로 자금 세탁된 사실을 발견했고 이후 사채시장을 통해 차명으로 환전 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현재 자금 이동 경로를 추적 중이며, 돈의 최종 귀착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2000년 4월5~8일 사이에 매입한 CD 150매는 이 전 회장의 친구이자 박 전 장관과도 친분이 있는 김모(미국 체류 중)씨 계좌에 입금된 후 이해 4~5월 사이 명동 사채업자들을 통해 대부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CD가 현금으로 환전 된 후 박 전 장관 등 정치권에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허모씨 등 환전과정에 개입한 사채업자와 계좌 소유주 10여명을 잇따라 소환, 환전 개입경위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노원명기자, 김지성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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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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