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록의 향수에 젖어보자" 중장년층들 지갑 열다

스팅·클랩튼 공연 매진 이어 이글스·산타나도 흥행몰이<br>예매자 80%가 7080세대 콘서트 시장 새 바람 몰고와

이글스

스팅

산타나

오는 3월 15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무대에 서는 '록의 전설' 이글스는 지난 달 31일 오후 5시 인터파크ㆍ예스24 등에서 티켓 예매에 들어가자마자 콘서트 부문 판매랭킹 1위에 올랐다. 이글스 공연은 가장 비싼 좌석(FR석)이 33만원이나 되는 고가임에도 불구 대부분 매진됐으며 27만 5,000원짜리 SR석과 19만 8,000원짜리 R석도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이글스 내한 공연은 지난 1971년 그룹이 결성된 이후 40년 만에 처음인데다 글렌 프라이ㆍ돈 헨리ㆍ조 월시ㆍ티모시 B. 슈미트 등 원년 멤버가 그대로 무대에 오르면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한 고객 연령대는 5일 현재 40대가 56%, 30대가 29.9%, 20대가 14%로 중년층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글스를 비롯해 세계적인 록 스타의 공연이 이어지면서 7080세대 중년 관객이 지갑을 열고 있다. 아이돌 그룹 공연에나 가능했던 콘서트 매진 사례가 록 콘서트에서도 벌어지면서 업계도 놀라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새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공연이 급증하면서 시장이 '규모의 경제'에 진입한 데다 공연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예전에는 공연 성사 자체가 어려웠던 대형 아티스트들의 방한이 가능해지는 선순환이 이뤄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로 지난해 콘서트 시장은 '레전드(전설)의 귀환'이라 표현할 수 있을 만큼 현존하는 유명 뮤지션들의 내한이 줄을 이었다. '팝의 제왕' 스티비 원더 공연은 티켓 오픈 30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수많은 기타리스트들에게 영향을 준 제프 벡, 저항 음악의 상징인 밥 딜런,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게리 무어, 세계적인 하드 록 밴드 딥 퍼플 등 노장의 내한 공연도 잇따른 매진 행렬과 넥타이 부대의 출현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선경 인터파크INT 마케팅팀 과장은 "레전드급 뮤지션들은 70~80년대 록 음악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에 전성기를 누리던 아티스트들"이라며 "당시 학창 시절을 보낸 40대 중장년층, 특히 남성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40~50대 넥타이 부대와 아줌마 부대들이 공연장을 채우는 진풍경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해 콘서트 시장(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규모는 약 832억 원으로 2009년 586억 원에 비해 40% 이상 성장했다. 콘서트 시장에서 7080세대의 영향력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1월 '스팅' 내한 공연은 공연 일주일 전 티켓이 대부분 매진됐는데 예매자의 80% 이상이 30~40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0일 무대에 오르는 '살아 있는 록의 전설' 에릭 클랩튼 공연도 거의 매진됐으며 3월 9일 예정된 산타나 공연 역시 구매 고객의 90%를 30대 이상이 차지하며 조기 매진이 점쳐지고 있다. 공연기획사인 액세스커뮤니케이션의 문소현 마케팅팀장은 "최근 몇 년간 내한 공연 횟수와 규모가 커지며 국내 콘서트 시장이 질적ㆍ양적으로 성숙하고 있다"며 "특히 선진국처럼 구매력 있는 중장년층 관객의 증가는 콘서트 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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