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폭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뉴욕증시의 바닥은 어디인가.
미국경제가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을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연초부터 급락, 다우지수 1만2,000선이 위협받고 있다. 뉴욕 월가에서는 이른바 ‘1월 효과’는 이미 물 건너갔고 뉴욕증시가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베어마켓(bear marketㆍ약세장) 진입은 시간문제라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심지어 연말 다우지수가 현재의 반토막 수준인 6,000대로 밀릴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두세 차례 추가 금리인하 등으로 지난해 10월 최고치(1만4,164.53포인트)를 재돌파할 것이라는 난관적 견해도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FRB의 금리인하 폭이 결정되고 경기부양책이 확정 발표되는 이달 말이 연간 증시 흐름을 좌우하는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주 말 현재 지난해 10월 전고점 대비 15%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2% 하락해 전고점 대비 20% 하락을 기준으로 하는 약세장 진입에 바짝 다가섰다. 다우지수는 올 들어 13거래일 동안 무려 8.8% 폭락, 역대 최악의 신년 출발 기록을 보였다. 앞으로 800포인트만 더 빠지면 약세장에 진입한다.
낙관ㆍ비관론자를 불문하고 증시가 아직도 바닥을 치지 않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나올 증시 주변의 재료들이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장세를 떠받쳤던 기업의 실적이 지난해 말부터 악화하는데다 경기침체를 확인해주는 경제지표는 계속될 나오며 신용경색의 후유증을 벗어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이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18일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인 1,5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서둘러 발표했음에도 뉴욕증시는 반등하는 데 실패했다.
미국의 주요 펀드들은 약세장에 대비해 현금 보유를 늘리는 추세다. 미국 뮤추얼펀드의 평균 현금 보유비중은 전체 자산의 7.3%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다. 데이비드 타이스 프로던트베어펀드 운용책임자는 미국경제의 침체와 중국증시의 붕괴, 유럽의 경기둔화 등이 겹쳐 올해 말 다우지수가 6,000포인트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극단적 비관론을 피력했다.
과거 경기침체기와 비교해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다우지수는 11개월 동안 무려 45.1% 빠지고 1990년 경기침체기에는 4개월 동안 21.2% 폭락했다. 정보기술(IT) 버블이 붕괴되고 9ㆍ11테러 쇼크까지 겹치면서 2000년 1월~2002년 10월에는 37.8% 하락했다. 아트 호건 제프리스앤컴퍼니 수석전략가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로버트 버드 브루스비틀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증시에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하락이 과다하고 저가매수 세력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과 경기부양책, FRB의 공격적 금리인하 등으로 늦어도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미국만이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 주식에 대해 10년 만에 투자비중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전환했다. 애비 코언 골드만삭스 수석투자전략가는 “하반기에 경제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연말 다우지수가 1만4,75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