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환경 대책이 고급차 수요 자극"

등록 쿼터제 도입으로 번호판 값 치솟아 외제차 선호

중국 내 대도시들이 대기 오염 개선 및 교통 체증 완화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번호판 등록 쿼터제’가 당초 의도와는 달리 외제차ㆍ대형차 등 고급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판매된 자동차 한 대의 평균 가격은 지난 2011년 이후 88% 뛰었다. 1.6리터(ℓ) 이상의 고배기량 차의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17% 넘게 상승했다. 대형차 등 값비싼 차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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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대기 오염 개선 및 교통 체증 완화를 위해 상하이ㆍ베이징ㆍ광저우 등에 도입된 ‘번호판 등록 쿼터제’를 꼽았다. 매달 등록 가능한 자동차 수를 정한 뒤 경매를 통해 자동차 번호판을 공급하는 것이 ‘번호판 등록 쿼터제’다.

중국 상하이의 경우 매달 9,000~1만개의 번호판이 경매에 부쳐지는데 올해 평균 낙찰 가격이 8만2,000위안(약1,500만원)에 이르고 있다. 보통의 중국산 차 가격(8만~12만 위안)에 맞먹는다. 전문가들은 “비싼 번호판이 외제차 등 고급차를 사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외제차 업체 관계자는 “당신이라면 10만 위안 짜리 번호판을 5만 위안의 중국차에 달고 싶겠느냐”며 “차량 제한 정책이 외제차 판매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자동차 업계는 자사 차량의 판매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번호판 등록 쿼터제는 조만간 중국 내 8개 다른 도시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유병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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