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코레일의 이상한 전관예우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지난 2일 경북 구미역에서 그동안 방치됐던 구미역 후면 광장과 지하주차장 공사를 재개하는 기공식 행사를 열었다. 그런데 행사와 관련한 코레일의 행태가 지역주민의 비난을 사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이 도는 전임 사장에 자리를 깔아줬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이날 '구미역사 해법 찾았다! 2년 9개월 만에 공사 재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정창영 전임 사장을 한껏 치켜세웠다. 자료에서 코레일은 '(중략)…올해 5월 정 전 사장의 확고한 의지와 강력한 추진력에 따라 경매에 참여해 7억5,000만원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함에 따라 구미역사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정 전 사장은 이날 공사 재개 기공식장에도 참석했다. 코레일은 오지랖 넓게도 정 전 사장에게 인사말을 할 기회를 줬다. 정 전 사장은 인사말에서 "구미역 6층 옥상을 구미 시민과 문화예술 단체를 위해 개방하고 구미지역 전체 상권을 활성화할 수 있는 중심지로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사장은 구미(갑) 지역구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현재 이 선거구 현역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선고됐고 대법원 판결만 남겨두고 있다.


코레일 측에서는 선거 출마설도 몰랐고 그를 지원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사장에 대한 코레일의 전관예우(?)는 지역주민들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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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역사는 그동안 구미 시민들의 골칫거리였다. 1999년 착공해 2008년 현대식 역사가 완공됐지만 철도공사와 시공사 간의 법적다툼으로 후면 광장과 지하주차장 공사가 전면 중단되며 3년째 흉물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사 재개는 시민들에게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사전 선거지원 의혹을 제기하며 코레일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구역 열차 탈선 등 잇단 사고 이후 코레일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서울역 등 주요 역에서 직원들이 나와 철도 이용객을 대상으로 사죄의 인사를 하면서 더욱 편리한 철도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했다. 진심이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그동안 구미 시민들에게 끼친 불편부터 사과해야 할 코레일이 엉뚱하게도 전임자 홍보에만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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