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일자리 없어 시간때우는 젊은 세대

대학을 졸업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6년이나 되는데 비해 대기업 근속연수는 평균 11년으로 짧아졌다는 조사는 그만큼 취업이 어렵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취업도 힘들지만 어렵게 잡은 직장을 중도에 그만둔다는 것은 직장 즉 사회의 안전성이 부족한데 원인이 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때 일본 도쿄(東京)대학 총장이 졸업식에서 “제발 졸업 좀 해달라”는 내용의 축사를 해 화제를 모은 일이 있다. 취업 준비는 물론 대학생이란 신분을 즐기기 위해 졸업을 미루기 때문으로 앞으로 우리 대학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판이다. 기업이 졸업자 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졸업을 해 백수가 되는 것 보다는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취업에 유리한 점도 작용하고 있다. 현재 남자 대학생은 군복무 외에도 해외어학연수와 자격증 취득이 기본이 되는 추세다. 이를 위해 돈도 많이 들어가다 보니 중소기업은 기피하는 등 눈만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은 3D업종을 중심으로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 생산현장의 평균연령이 40세에 육박한다. 근로자의 노령화는 생산성 저하로 연결되는 중대한 문제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젊은이가 캠퍼스에 안주하면 사회의 활력이 떨어지는 등 부작용이 많다. 일자리 창출이 해결책이지만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업 할 맛 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세무조사 및 검찰 수사에 이어 부동산 거품을 잡겠다고 연이은 ‘으름장’으로 분위기를 살벌하게 만들고 있다. 기업은 73조4,000억원이란 돈을 쌓아놓고도 정책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 기업이 현금보유에 매달리면 경제의 성장동력이 멈춤에 따라 일자리 창출도 되지 않는다. 정부나 기업은 젊은이가 일할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나라의 미래는 없다는 점에서 대학졸업기간이 늘어나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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