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수주량은 대폭 줄었지만 수주 금액은 늘어 선별 수주를 통한 채산성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
16일 관련업계와 조선공업협회 시황자료에 따르면 2005년 9월까지 국내 조선업계 수주실적은 967만CGT(표준화물선환산t)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3%나 감소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9월까지 499만CGT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16.1% 증가한 반면 나머지 선종은 수주실적이 없거나 대폭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LNG선은 162만CGT으로 작년 동기의 250만CGT보다 줄었고 탱커 또한 218만CGT로 작년 동기의 388만CGT보다 많이 축소됐다.
반면 수주액은 이같은 수주량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 대비 7% 가량 늘어나 국내 조선업계가 선별 수주에 성공했음을 보여줬다.
수주량이 줄었음에도 수주금액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현대중공업 등 빅3를 포함한 국내 조선업계가 올들어 수익성이 좋고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만 골라 수주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3년반 정도치의 일감을 확보하며 바이어와 협상에 유리한고지를 점해,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분야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수주물량이 20% 가량 감소한 가운데 수주액이 7% 늘었다는 것은 수주단가가 작년 동기 대비 27%가 올랐다고도 봐도 무방할 정도"라며 "이는국내 조선업계의 질적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LNG선의 척당 선가가 올랐고 컨테이너선 수주가 늘면서 전체적인 수주액이 증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를 위협하는 복병은 여전히 도처에 잠재해있다.
국내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것처럼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후판 가격 및 환율 안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하기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후판 값이 현상유지되거나 조금 떨어지고 환율이 안정된다면 국내 조선업의 수익성이 놀랄 정도로 좋아질 것"이라며 "하지만 원화절상이 급격히 이뤄질 경우 내년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