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외부로 '반출금지 목록'에 있던 작품인 루소의 작품이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 반출 해제돼 해외로 나왔습니다. 그간 한국에서 보셨던 오르세 관련 전시 중 단연 으뜸일 겁니다."
유럽 미술의 가장 빛나는 시기 중 하나이자 프랑스의 자부심인 인상주의 미술을 집중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파리 오르세미술관의 기 코즈발(사진) 관장은 3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오르세미술관전'을 이렇게 자랑했다. 역을 개조한 오르세는 루브르·퐁피두센터와 더불어 파리 3대 미술관으로 꼽히며 지난해 방문객만 350만명 이상이었다.
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코즈발 관장은 "오르세의 소장품들을 대여해 열리고 있는 전시가 여럿 있지만 이처럼 한 곳에서 175점이 선보이는 것은 규모 면에서 최대"라며 "그중 개인적으로 하나를 꼽으라면 앙리 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인데 한국 분들이 더 가까이서 보고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도 "이번 전시에 꼭 와야 한다고 주장했던 작품이 바로 앙리 루소와 클로드 모네의 후기작이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 오르세미술관전이 열린 것은 이번이 네 번째지만 이번 전시는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미술가들과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의 역사성과 도시성에 주목했다. 175점 중 대표작으로는 코즈발 관장이 지목한 자연의 원초적 생명성을 그린 루소의 '뱀을 부리는 여인'을 비롯해 빛을 머금은 순수한 색채로 파리의 일상을 그린 모네의 '양산 쓴 여인', 자연을 깊이 있게 관찰해 세상을 구·원추·원통으로 단순화했던 폴 세잔의 '생트 빅투아르 산', 원시적이고 이국적인 삶을 추구한 폴 고갱의 '노란 건초더미' 등이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모두 교과서에 등장하는 명작이다. 이외에도 전시에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제작된 초상화와 드로잉, 각종 공예품들이 선보인다. 오는 8월3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