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패는 흑이 못 견딘다 제5보(73~91) 이 바둑을 둘 무렵만 해도 창하오의 스승 녜웨이핑은 창하오가 10년 동안 한국의 고수들에게 이리저리 농락당하여 세계적인 놀림감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가 제1회 잉창치배 결숭에서 한국의 조훈현에게 3대2로 패하여 준우승에 그쳤던 쓰라린 원한을 창하오가 적어도 10년 이내에 설욕해 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창하오는 정확히 10년 동안 스승과 똑같은 수모를 무려 6회나 당하게 된다. 이번 잉창치배 시상식장에서 중국의 한 기자가 창하오를 ‘패배의 달인’이라고 말한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창하오는 지금까지 10년 동안 한국 기사들에게 무려 48패를 당했다. 특히 이창호에게는 19패를 당하고 겨우 4승을 건졌다. 웬만한 사람 같았으면 연속적인 패배가 골수의 병이 되어 그대로 폐인이 되었을 법도 하다. 그러나 창하오는 그 무수한 패배를 딛고 일어서서 마침내 잉창치배를, 스승 녜웨이핑이 그렇게도 간절히 탐냈던 바로 그 컵을 거머쥐었다. 패배는 그 하나하나가 창하오에게 있어서 너무도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던 것이다. 백78로 승부패 발생. 백80을 외면하여 패는 금방 해결되었다. 패를 받자면 참고도의 흑1인데 백2와 4가 계속 팻감이 되므로 흑이 견디기 어렵다고 보고 서둘러 해결한 것이다.(81…72)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4-05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