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트폴리오 재검검 하세요"

변동성 장세…올바른 펀드투자 요령은<br>주식형 올인보다 시스템펀드등 분산화 필요<br>해외펀드·공모주·채권형도 조정장 대안으로<br>"투자기간·기대수익률 고려 리스크 관리해야"







최근들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 18일 이틀간 코스피 지수 하락폭은 무려 68.88포인트. 작년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에도 연일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만 보던 투자자에게는 낯설기만 한 상황이었다. 개인투자자 최모씨는 “지수가 폭락하기 바로 전날에 거치식으로 주식형펀드에 3,000만원을 넣었는데 어쩌면 좋냐”면서 속상해 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지난해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고도 막상 투자할 엄두를 못 내다가 올해부터 투자를 하려 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언제까지나 오르기만 할 것 같던 시장이 이렇듯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이미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환매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들기 시작했고, 새로 펀드 가입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언제 시장에 들어가야 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주의 지수하락은 상승장만 보던 투자자들에게 시장에는 하락 리스크도 존재하며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하락장의 경험을 리스크 관리를 위한 펀드 포트폴리오 재정비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주식형 펀드에만 올인하기 보다는 시스템펀드나 목표달성형 펀드, 해외펀드, 채권형펀드 등으로 가입대상 펀드를 다양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자신의 투자성향이나 기대 수익률, 투자기간과도 맞춰보는 것은 필수다. ◇변동성 장세가 예상될 땐 ‘시스템펀드’=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 없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 일정 금액은 시스템펀드에 넣어보자. 시스템펀드는 컴퓨터 시스템으로 특정한 조건을 설정해놓고 시장 상황이 그 조건과 일치할 때마다 정해진 대로 매매하도록 설정한 상품이다. 보통 주가가 내릴 때는 분할 매수하고 오를 때는 분할 매도한다. 대한투신운용은 ‘클래스원 오토시스템 단기주식 혼합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자산의 60% 이하를 주식에, 35%를 채권에 투자한다. 펀드 설정초기에 자산의 일정 비율 만큼 주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종목별로 정해진 조건에 따라 매매 방향, 매매 수량 및 가격까지 시스템에 의해 자동 결정된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 부자아빠 연속분할 매매주식혼합’ 펀드 역시 펀드매니저의 주관적인 종목투자 시점 판단을 배제하고 연속 분할매매에 의해 펀드를 운용한다. 대신증권이 내놓은 ‘자동 자산배분 적립투자 랩’ 상품도 시스템펀드와 유사하다. 고객이 직접 설정한 기준에 따라 총 6개의 지수변동구간을 설정해 지수가 바뀔 때마다 주식형과 채권형 펀드의 비율을 자동으로 조절해 적립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해, ‘목표달성형 펀드’=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자동전환 돼 수익률 하락 위험을 방지하는 상품들도 활용해 볼만 하다. 펀드 자산이 목표금액에 도달하면 환매해주는 상품도 있다. 교보, 신영, 한국투신운용이 공동 개발한 ‘징검다리 혼합투자신탁’은 주식과 채권에 투자해 ‘CD금리+알파’를 달성하면 수익을 고정한다. 대한투신운용의 ‘클래스원 타겟분할매수 주식혼합펀드’도 매달 일정비율 주식비중을 늘리다가 목표수익률에 이르면 주식을 처분해 수익을 고정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드림타겟 주식형펀드’도 사전에 투자자가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으면 목표수익률 달성시 자동으로 환매할 수 있다. 또 랜드마크투신이 운용하는 ‘랜드마크 1억만들기 주식형2호’는 사전에 목표금액을 정해 놓으면 환매수수료 없이 자동 상환되도록 돼 있다. 한화증권이 판매하는 ‘스마트 적립식 펀드랩’도 고객이 정한 목표금액에 이르면 현금성 자산이나 MMF로 전환된다. ◇외국에도 투자해볼까, ‘해외펀드’= 해외 선진국 증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해외펀드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한국 증시가 재평가(리레이팅)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이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닌 코리아 프리미엄을 받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북핵문제 등 여전히 남아있는 ‘컨트리 리스크’가 우려된다면 해외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농협CA투신이 선보인 ‘코리아ㆍ재팬 올스타 주식펀드’는 한국과 일본의 우량종목에 선별투자하는 상품이다. 한쪽 국가의 종목을 매입했다면 상대편 국가의 유사 종목에는 투자하지 않는 분산투자 방식을 이용한다. 대한투신운용의 ‘파워엔진 브릭스 적립식펀드’는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주식을 운용하는 6개 해외 주식형펀드에 분산투자한다. 5만원 이상씩 적립식투자를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동수 한국펀드평가 애널리스트는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 역외펀드 중 우수한 상품들을 골라 펀드 오브 펀드 형태로 운용하거나, 직접 해외 법인을 세워 운용하는 해외펀드의 경우 운용사 자체에서 환헤지를 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별도로 환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아도 되 며, 적립식으로 소액 투자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대표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받는 세계적인 업체들인 만큼 실적 및 주가 역시 세계경제 상황의 영향을 받으므로 국내에 투자하나 해외에 투자하나 차별성이 크지 않다”면서 “해외펀드에 자산의 20% 이상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안, 채권형펀드ㆍ공모주펀드= 1년 이상 펀드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거나 적립식펀드의 만기가 돌아온 투자자라면 일부를 환매해 주식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채권형 펀드로 분산투자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연말로 갈수록 금리가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 채권형펀드에 투자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상훈 대한투자증권 상품전략팀장은 “경기회복으로 하반기 금리가 횡보 또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면서 “현재 채권금리 수준과 비슷한 5~6%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대안투자로서 채권형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롯데쇼핑,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우량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공모주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신규 상장종목은 주가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3년 이상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고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주식형 적립식펀드를 유지해도 무방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팀장은 “원래 펀드 투자라는 것이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것이고 주식시장의 장기상승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액 적립식펀드 투자자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계속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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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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