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권교체 기대 vs 신용전망 하향… 브라질펀드 투자 헷갈리네

월드컵·대선 등 잇단 호재에 펀드수익률 고공행진 했지만

보베스파지수 연일 떨어지고 신용 리스크 불거져 먹구름

"주식보단 채권에 눈 돌려보길"

최근 1년 수익률 상위 브라질펀드

(단위:% )

※9월 5일 기준 자료:제로인


정권 교체 기대감으로 한 달 사이 10%에 가까운 수익을 안겨줬던 브라질펀드가 지난 연휴 기간 국가 신용등급 하락 전망 등 동시다발적인 악재를 만났다. 전문가들은 브라질펀드가 정권 교체 기대감 속에 이미 크게 오른 만큼 다음 달 대선 때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투자방법을 택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브라질 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9월 5일 기준) 수익률은 17.35%로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13.33%)을 4%포인트가량 앞서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열린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투자 심리가 개선된 까닭에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5.78%에 달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올해 10월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며 경제 개혁 기대감을 등에 업은 일부 브라질펀드 상품은 10%에 가까운 한 달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 기간 상황은 급격하게 변했다. 지난달 말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후 연중 최고치를 재차 갈아치우던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연휴 기간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보베스파지수는 현지시간으로 이달 10일까지 6거래일째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2일 6만1,895.98까지 올랐던 지수는 10일 기준 5만8,198.66까지 하락해 6거래일 간 6.35%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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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으로 9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하며 신용 리스크까지 불거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신용등급은 기존 'Baa2'으로 유지됐지만 경제성장률 둔화와 공공부채 부담 이슈가 또다시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외신에 따르면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도 브라질의 신용등급 강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브라질의 신용등급 전망이 새로운 이슈는 아니라며 신용등급 위기에 따른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나타난 브라질 증시 하락이 신용등급 전망 하락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대내외적인 악재가 겹쳐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준 한국투자증권 채권상품부 부장은 "연휴 동안 발생했던 브라질의 증시 하락은 신용등급 이슈뿐만 아니라 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수도 있다는 대선 여론조사와 이달 있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까지 결부돼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브라질펀드 수익률이 펀더멘털보다는 정치적인 기대감 속에 크게 오른 만큼 대선 전까지는 조정 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 과장은 "그간 경제성장률이 장기간 1%대에 머물러 있고 근로자들의 파업이 이어지는 등 경기 상황에 좋지 않은 데도 불구하고 대선 기대감 속에 주가가 크게 올랐다"며 "경제 펀더멘털은 좋지 않은데 정치적인 기대감만으로 오른 만큼 조정이 불가피해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과장은 이어 "10월 말 미 FOMC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종료되면 브라질은 유동성 회수에 따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며 "대선 결과와 FOMC 회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10월 말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이어 "과거 까먹었던 원금을 어느 정도 회복한 투자자라면 브라질 외에 투자 국가를 확대하거나 인컴(이자·배당 수익)을 안정적으로 안겨주는 상품으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주식보다는 채권이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미홍 우리투자증권 채권상품부 부장은 "신용등급은 2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던 이슈이기 때문에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는 측면이 있다"며 "브라질 채권 가격이 크게 떨어져 있는데다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대체 투자처로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간접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채권펀드 투자도 생각해볼 수 있다. KDB자산운용은 '산은삼바브라질 자[채권]C 1'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4.6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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