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공연] 김창조 가야금산조 초연 100년만에 듣는다

가야금산조의 창시자로 알려진 명률 김창조(1859~1919)의 가야금산조가 초연 이래 100여년만에 처음으로 소개된다.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죽파류 준인간문화재 양승희(51)씨가 6월7일 오후7시30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김창조 가야금 산조」연주회를 갖는다. 최근 출간한 김창조 가야금산조의 악보와 해설집 「김창조와 가야금산조」(도서출판 마루·사진)를 기념하는 무대. 특히 이번 공연은 김창조씨의 친손녀인 죽파 김난초 선생 서거 10주년을 추모하여 여는 무대이기도 하다. 양씨는 김난초 선생이 생전에 유일한 제자로 지목한 명인. 양씨는 『지난 90년 7월 공연차 중국 옌볜을 방문했을 때 옌벤대학 김진 교수가 자신이 채보·녹음한 김창조 산조의 악보 등 자료를 제공한 이래 여러번 연주를 하고 싶었지만 죽파 산조음악의 깊이를 더 깨닫고 득음의 경지를 체험한 뒤에 연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판소리, 병창, 철금 등을 공부했다』면서, 『특히 지난 3년간 심청가 한바탕을 마친 뒤 자유롭게 조와 조를 넘나드는 가락의 수많은 변화를 판소리에서 체험해 이 곡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씨는 김창조 산조를 가리켜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산을 오르내리는 것처럼 다채롭게 변화하고, 때로는 가파른 산을 깎아지른 듯 음이 뚝 떨어지기도 한다. 특히 조 바꿈이 예기치 않은 곳에서 여러번 되는데 그 방식이 매우 새롭다』며 『김창조 가락과 한성기 가락에 죽파 자신의 가락을 넣어 짜여진 죽파산조는 뛰어난 형식미와 정통성을 가진 대표적인 가야금 산조다』라고 설명했다. 연주회는 1부에서 김창조 가야금 산조를 완주하고, 2부에 죽파류 가야금 산조로 막을 내린다. 이번 공연은 김창조의 제자인 월북 음악인 안기옥(安基玉·1894~1974)이 옌옌의 김진(金震·73) 교수에게 전수해준 「김창조 산조」의 원형을 복원하는 뜻깊은 자리다. 김진 교수는 55년 평양음대 민족음악부에 유학, 안기옥에게서 김창조산조를 배웠다. 전남 영암 태생인 김창조 명인은 가야금은 물론 거문고·해금·피리·판소리·가곡까지 두루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으며 1890년 한국음악사에 길이 빛나는 가야금산조를 작곡했다. 10분 내외의 소품 일색이던 국악 레퍼토리에 서양음악의 소나타에 비길만한 30~40분짜리 대작을 탄생시킨 것. 지금까지 산조의 원형이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것은 수제자인 안기옥의 월북으로 인한 「역사적 단절」때문이다. 김죽파는 조부인 김창조에게 아주 어렸을 때 가야금산조를 배운 뒤 한성기·심상건 등을 사사하면서 단몰이 가락을 추가하는 등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이에 반해 「안기옥 산조」는 김창조 산조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게 특징이다. /박연우 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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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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